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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진왜란도 일제에 의해 왜곡됐다”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조선 정부와 관군에 대한 무기력한 묘사와 사실의 선후관계 등 임진왜란 역사가 왜곡됐다는 주장이 최근 제기돼 관심이 쏠린다.

박희봉 중앙대 교수와 장경석 국회입법조사처 경제산업조사실 입법조사관은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하는 ‘입법과 정책’에서 ‘‘역사 바로 세우기’ 정책의 필요성:임진왜란에 대한 역사교과서의 오류와 진실을 바탕으로’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중ㆍ고등학교 교과서로 사용하고 있는 8종의 중학교 역사교과서와 6종의 고등학교 한국사에 수록돼 있는 임진왜란에 대한 기술을 분석한 결과 임진왜란에 대한 역사적 기술이 잘못돼 있다.

논문은 교과서 일부 내용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며 역사 왜곡을 지적했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임진왜란 이전의 조선 상황에 대해서는 다수의 역사교과서가 일본군 침입에 대한 조선의 준비소홀을 주로 다루며, 양반 사회의 분열과 군역 제도의 문란, 국방력 약화를 언급했다.

반면 9종의 역사교과서가 일본군은 조총으로 무장돼 있을 뿐만 아니라 잘 훈련돼 있었다고 기술하고 있다.

이처럼 조선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역사교과서가 부정적 측면만을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논문은 당시 조선 조정이 일본군이 침입해 올 것이라는 점에서는 국론이 일치돼 있었고 일본의 침략에 제승방략체제로 전환해 대비했다고 반박했다.

또 현 역사 교과서 중에는 조선 관군의 존재 자체를 무시하거나 부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왜란 중 관군의 대응을 언급하기보다는 이순신과 수군, 의병의 역할을 특정함으로써 전체 관군의 역할이 극단적으로 배제돼 있다.

논문은 “조선 관군의 활약을 부정하고 수군과 의병의 역할만을 기술하는 것은 조선이 국가다운 국가가 아니었음을 강조하는 ‘불순한’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진주대첩은 명군이 도착하기 이전에 승전이 있었으나 그 시점을 명군 도착 이후로 잘못 기술하고 있다. 이는 조선 관군과 의병의 대항에서 비롯된 승전이 아니라 명군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어 문제로 지적됐다.

논문은 “일제강점기 이전의 역사를 바로 세우지 못하고는 일제강점기 이후의 한국 근현대사도 제대로 정립될 수 없다”며 “이번에 살펴 본 임진왜란에 대한 역사 왜곡은 한국사가 일제에 의해 얼마나 심각하게 왜곡됐는지를 방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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