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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엔 불교-이슬람 갈등…미얀마 ‘심야통금’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이스라엘에선 유대교와 갈등을 빚고, 이라크에선 종파 간 갈등으로 피를 흘리고 있는 가운데, 무슬림들이 이번엔 미얀마에서 불교 신자들과 마찰을 빚어 두 명이 사망하고 십여 명이 다치는 사태가 발생했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미얀마의 제2도시인 만달레이주 만달레이시에서 불교와 이슬람 두 종교 간의 충돌로 인해 당국이 심야 통행금지령을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사태는 지난 1일 한 무슬림 남성이 여성 불교신자를 강간한 사건이 국영방송을 통해 보도되면서 촉발됐다. 이에 분노한 불교신자들의 공격으로 이슬람 사원 한 곳이 불탔고 네 곳이 돌로 공격을 받아 무슬림 한 명과 불교신자 한 명이 사망했다고 3일 지역 보안 당국은 밝혔다.

만달레이 지방정부는 통행금지령 선포를 통해 오후 9시부터 오전 5시까지 다섯 명 이상의 모임을 금했다.

NYT는 미얀마 주요 도시에서 최근 몇 년 간 발생한 종교 분쟁 가운데 최대 규모로 보고 이번 사건을 다뤘다. 이번 사태에선 특히 무슬림들의 피해가 컸다.

[사진=위키피디아]

상대적으로 소수인 현지 무슬림들은 차별대우에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번 사태에서도 무슬림들은 불교신자들이 차량을 부수고 무슬림 가게를 공격했지만 5분 거리에 있는 경찰이 출동하는데 50분이 걸렸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목격자들은 “우리는 불교 순교자들이다! 무슬림들은 나가라”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고 NYT는 전했다.

불교신자가 다수인 미얀마는 최근 소수 무슬림들과의 분쟁이 잦았다. 종교 분쟁은 민주화와 함께 미얀마 사회를 뒤흔드는 문제로 꼽힌다.

올해 초 떼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 정부가 입법을 시도한 법안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법은 여성 불교신자가 다른 종교의 남성과 결혼하려면 사전에 허가를 득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부 무슬림 인권운동가는 정부가 종교적인 대립을 조장하고 있으며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충분치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반대쪽에선 불교 급진주의 행동조직 989의 정신적 지주이자 승려인 아신 위라투가 폭력사태를 자극하기도 했다. 그는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강간 사건 보도내용을 전파했으며 이슬람 신도들을 ‘지하디스트(성전주의자) 무슬림’이라 부르며 정부의 엄중단속을 촉구하기도 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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