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위크엔드] 실효성 없다면 과감히 폐기… ‘實事求是’ 리더십 통했다
세계적 테크노크라트, 왜 그들이 뜨는걸까?
물리학자 출신 메르켈 독일 총리…기초학문 투자…교육 예산 급증
이공계 출신 시진핑 중국 주석…양수겸장 리더십으로 부패척결 앞장


세계적인 테크노크라트(기술관료)들은 전통적으로 위기 속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 조지 워싱턴(측량사)과 70년대 후반 미국의 인플레 공포를 견딘 지미 카터(공학) 대통령, 영국병을 고친 ‘철의 여인’ 마가렛 대처(화학)도 이공계 출신이다.

특히 이들은 원칙과 실리를 중시하는 ‘실사구시(實事求是)’ 리더십으로 실효성이 없으면 과감히 폐기하는 강한 결단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학자출신 메르켈 교육 집중투자=21세기 현실정치에서 그 대표격은 유럽 재정위기를 주도적으로 수습하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다. 라이프치히대학 물리학자 출신으로 부채위기를 겪고 있는 남유럽 국가들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긴축을 이끌고 있다.

독일의 3선 총리 메르켈은 학자 출신답게 기초학문에도 집중 투자했다.

메르켈 재임기간 독일의 연구ㆍ개발(R&D)과 교육 예산은 눈에 띄게 커졌다. 독일 교육부에 따르면, R&D부문 연방기금은 2005년 90억유로(약 12조4551억원)에서 2013년 145억유로(20조665억원)로 60% 뛰었다. 연방 교육 지출도 2012년까지 7년간 73억유로(10조1024억원)로, 70% 급증했다. 이는 1995~2005년까지 10년간 33억유로(4조5669억원)에서 30% 증가한 것에 비하면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2011년 메르켈 총리가 발표한 ‘2022년 독일내 원전 제로’ 결정도 메르켈이 물리학자이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온라인매체 피직스월드닷컴은 “독일의 원전 제로 선언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단이 됐지만 원전의 잠재적 위험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메르켈 총리의 결단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독일 재생에너지 개발을 지지하는 정치세력과 국민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았다”고 전했다.

▶중국 개혁개방 중추는 테크노크라트=중국 경제의 급속한 성장을 이끈 장쩌민(江澤民)과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은 개혁개방 20년 동안 테크노크라트 전성시대를 열었다. 장쩌민은 상하이 자오퉁(交通)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했고, 후진타오는 칭화(淸華)대학 수리공정학과를 나왔다.

지난 3일 한국을 방문한 중국의 시진핑 주석도 이공계 출신이다. 시진핑은 1979년 칭화대(淸華大) 공정화학과((工程化學科ㆍ한국의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중국 농촌의 시장화 연구’라는 논문으로 법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시진핑은 이공계 이력 이외에도 개혁 주창자였던 아버지의 좌천으로 7년간 시골에서 하방(下放) 생활을 한 것이 지금의 강인한 성품을 만든 것으로 평가된다.

하방이란 지식인이나 고위직 자제 등을 사상 개조를 위해 농촌으로 내려보내 고된 노동을 시키던 것을 말한다. 

세계적인 테크노크라트(기술관료)들은 전통적으로 위기 속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특히 이들은 원칙과 실리를 중시하는‘ 실사구시(實事求是)’ 리더십으로 실효성이 없으면 과감히 폐기하는 강한 결단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시 주석은 당시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마르크스와 레닌, 마오쩌둥 저작을 읽었다”면서 “어떤 일이라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이때 얻었다”고 회고했다. 시 주석의 ‘대국굴기(大國堀起ㆍ대국으로 우뚝 선다)’ 뿌리를 엿볼수 있는 대목이다.

개화와 붉은혁명이라는 ‘양수겸장’ 리더십을 발휘하는 시 주석은 중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를 부정부패로 보고 정풍(整風ㆍ부패척결) 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