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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美 500대 기업 CEO 10명중 3명은 ‘공대 출신’
데이터로 본 美 ‘STEM’ 열풍
구글 창업자 페이지, 컴퓨터공학 전공…아마존CEO 베조스, 컴퓨터·전기 학위
공학 전공 염두한 신입생 57.1% 달해
석유공학자 평균연봉 13만280달러…3만8500명 157%증가 불구 ‘귀하신 몸’


이공계의 부활은 비단 한국만의 얘기가 아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휩쓸고 지나간 미국의 캠퍼스에선 취업에 유리한 이공계 전공의 인기가 뜨겁다. 제2의 마크 저커버그를 꿈꾸는 컴퓨터공학도부터 셰일에너지 붐을 타려는 석유공학도까지 과학, 기술, 공학, 수학 등 이른바 ‘STEM’ 전공이 뜨고 있다.

▶美대학 지각변동…STEM 인기=최근 미국에서는 대학 수험생들 사이에 STEM 전공의 인기가 부쩍 늘었다.

미국의 저명 사회학자인 제리 제이컵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교수와 린다 색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주립대(UCLA) 교수가 지난 4월 펴낸 보고서를 보면 최근 10년 새 이러한 추세가 더욱 두드러짐을 알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4년제 대학교 신입생 가운데 STEM 전공을 계획한 학생들의 비율은 2005년만 해도 전체의 20.7%로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저자들이 추적한 2007~2011년 기간 동안 21.1%에서 28.2%로 7.1%포인트 늘었다.

그 가운데 공학 전공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신입생들의 수는 57.1%의 증가세를 기록, STEM 중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공학과 등록 증가율은 같은 기간 29%의 성장세를 보여 인기를 입증했다.

뒤이어 생물학 전공도 28.2%의 증가율을 보였으며, 수학 12.6%, 물리학 11.1% 등 고르게 늘어났다.

반면 경영학과 교육학 등 ‘교양과목’ 등은 같은 기간 5.9%의 하향세를 타며 STEM 전공과 뚜렷한 대조를 이뤘다.


▶“취업열쇠 STEM”…석유공학자 ‘귀하신몸’=STEM 전공의 인기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 침체로 일자리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자, ‘금융위기 세대’ 사이에 비교적 전문적이고 안정적인 이공계 쏠림 추세가 가속화됐다.

실제 ‘STEM 직업’들은 그 수와 질에서 비(非)STEM 부문의 일자리를 압도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 경제통계청(ESA)에 따르면 지난 10년 간 미국의 STEM 관련 일자리는 비STEM 부문에 비해 3배 가까이 빠르게 증가해 2010년엔 760만개에 달했다.

또 일자리 시장에서 STEM의 점유율은 앞으로 더욱 늘어나, 2008년부터 2018년까지 17%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비STEM 부문이 9.8%의 증가세를 보이는 것에 비해 월등히 높다.


특히 최근 미국의 셰일혁명으로 석유공학과 출신은 그 어느 때보다 몸값이 비싸졌다.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2012년 현재 미국의 석유공학자는 3만8500명으로, 1만5000명에 불과하던 8년 전과 견줘 157% 늘었다. 그래도 워낙 부르는 곳이 많아 평균 연봉은 13만280달러에 달한다.

STEM 직업들이 이처럼 선전하고 있는 것은 기업에서 관련 전공자들을 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구직전문사이트 커리어빌더와 커리어루키가 지난 4월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졸자 채용 계획이 있는 고용주들이 선호하는 대학 전공 상위 11위 가운데 7개가 STEM 관련 전공이었다. 컴퓨터공학, 공학, 수학ㆍ통계학은 2~4위 상위권을 휩쓸었다.


▶‘공대생 CEO’ 누구?=정보ㆍ기술(IT) 전공자들의 창업이 흔한 미국에서는 ‘공대생’ 출신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만나보기 어렵지 않다. 헤드헌팅업체 스펜서스튜어트에 따르면, 학사 학위를 소지한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대 기업 CEO의 33%가 공학을 전공했을 정도다.

IT 공룡 구글을 창업한 래리 페이지가 대표적이다. 컴퓨터와 인공지능(AI)의 선구자로 불리는 칼 페이지 미시간대 교수를 아버지로 둔 그는 그 영향을 받아 같은 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립자 겸 CEO 역시 STEM에 두각을 보인 이공계 인재다. 프린스턴대 물리학과로 입학한 그는 전공을 바꿔 컴퓨터과학과 전기공학 학위를 받았다.

페이스북 창업주 마크 저커버그는 ‘반(半)공대’ 출신이다. 하버드대에 심리학 전공으로 들어간 그가 대부분 컴퓨터과학 수업을 듣고 친구들과 페이스북을 차렸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그밖에 최근 프랑스 국민기업 알스톰의 인수로 주목받은 제프리 이멀트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 겸 CEO의 전공은 수학이다. 그는 하버드대에서 경영전문대학원(MBA) 과정을 밟기 전까지 아이비리그 다트머스대에서 응용수학을 공부했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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