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월~6월 수주물량 29.5% 격감…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4.7%P 감소


‘대한민국 조선 세계 1위’가 옛말이 되고 있다. 중국에 1위를 내줬고, 일본에 밀려 2위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4일 조선업계와 국제 해운·조선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의 자료를 종합하면 올해 1∼6월 전세계 상선 수주량은 944척, 2048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작년 같은 기간의1236척, 2473만CGT보다 CGT 기준으로 17.2% 감소했다.

한국 조선소는 상반기에 555만CGT(164척)를 수주, 작년 787만CGT(230척)보다 물량이 29.5%나 격감했다. 수주시장 점유율도 31.8%에서 27.1%로 감소했다.

반면 올 초 잠시 부진했던 중국은 3월부터 수주 물량을 싹쓸이하며 909만CGT(481척)을 수주했다. 수주물량이 작년(986만CGT)보다 7.8% 줄었음에도 시장점유율은 39.9%에서 44.4%로 치솟았다.

수주액 기준으로도 이젠 중국이 세계 1위 조선국이다. 작년 상반기만해도 한국 217억 달러, 중국 173억 달러였지만 올 상반기엔 중국 145억 달러, 한국 132억 달러로 역전됐다.

심지어 2위 자리도 안심할 수 없게 됐다. 일본이 엔저에 따른 가격경쟁력을 등에 업고 수주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상반기에 345만CGT(177척)를 수주, 점유율이 19.0%에서 16.8%로 줄었다. 하지만 월별 기준으로 보면 6월 한 달간 49만CGT를 수주했다. 중국의 90만CGT에는 한참 못미치지만, 한국의 31만CGT보다는 훨씬 높은 수치다. 한국이 월별 수주실적에서 일본에 밀린 것은 4월에 이어 올 들어 벌써 두 번째다.

지난 달 전세계 신조시장에서 발주된 선박은 91척, 189만CGT로 전월보다 28.6%나 감소했다. 월별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지난해 12월 373척, 794만CGT로 정점을 찍은 이후 6개월 연속으로 내리막이다.

남아있는 일감인 수주잔량도 6월말 현재 전세계에서 5274척, 1억1227만CGT로 올 들어 최저다. 한국에 886척, 3295CGT의 수주잔량이 남아있고, 중국은 2443척, 4499CGT, 일본은 939척, 1842CGT를 기록중이다.

조선사들이 수주한 선박 가격 평균인 클락슨 선가지수는 5월 140포인트로 2011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6월 들어 하락, 또는 보합세를 보이고 있어 상승 흐름도 일단 꺾인 것으로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박수진 기자/sjp10@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