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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기업은 왜 이공계를 뽑나...전문성+기본소양, 뭐든지 척척
[헤럴드경제=서상범 기자] “취업을 위한 최고의 스펙은 토익도, 학점도 아닌 이공계 전공이다”

올해 상반기 취업을 준비한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회자된 문장이다. 갈수록 좁아지는 취업문이지만 인문계와는 달리 이공계 채용은 확대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이공계 졸업생 선호현상은 올 상반기 대학 공채에서 뚜렷하다.

올해 상반기 4000여명을 뽑은 삼성그룹의 이공계 비율은 80% 이상, 삼성전자는 85%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예 이공계 전공 대상자로만 공채 인원을 채운 기업도 있다.

현대ㆍ기아자동차는 지난 3월 상반기 공채에서 직무분야를 연구개발과 구매 등으로 한정해 이공계 전공 대상으로만 공채를 진행했다. LG화학도 공채 인원 250명 전원을 이공계 출신으로 채웠다.

이같은 이공계 선호에 대해 각 기업들은 인문계 ‘홀대’가 아닌 인력 수요에 따른 ‘추세’라고 설명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연구소의 연구개발(R&D) 인력 및 플랜트 부분의 신규 인력 수요가 증가해 이공계 인원을 우선적으로 채용했다”며 “인문계 졸업생은 상시채용 전형을 통해 수시로 채용을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한 대기업 인사담당자도 대기업의 주력 계열사들이 대부분 전자ㆍ화학 업종으로 신규 인력 수요가 연구개발 분야에서 주로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업종의 특성에 더해 최근 상경계 인력이 담당하던 마케팅ㆍ영업 등의 직무에서도 이공계 출신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기본 업무 능력에 제품에 관련된 전문지식과 기본 소양까지 갖춰 이공계 출신의 효용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과거 공대생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이공계 졸업생들의 영어나 인문적 소양능력도 더이상 인문계 출신과 차이가 없어지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글로벌마케팅 인턴십 채용에서 이공계생에게 영업직군을 개방한 LG화학의 경우 이공계 지원자들의 평균 토익 성적이 900점이 넘었고 합격자는 950점에 달했다.

취업목표에 대한 명확한 설정도 강점으로 작용한다.

서울의 한 대학 취업지원센터 관계자는 “이공계 전공자들은 재학 중 졸업 후 취업 희망 분야, 회사에 대한 목표의식을 갖추는 반면, 인문계 전공자들은 취업 자체에 의미를 둔 채 대기업 입사나 공무원 시험 등 닥치는대로 원서를 넣는 경향이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목표의식이 뚜렷하고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이공계 출신을 선호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농공상(士農工商)’이란 전통적 편견 아래 여전한 이공계 기피현상에 대한 우려도 있다.

IBM 임원 출신의 벤처 1세대이자 최근 ‘바보야,이제는 이공계야’라는 책을 낸 백일승 씨는 “현재 한국 사회는 이공계 기피현상과 우대현상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며 “중ㆍ고등학교 시절부터 학생들이 이공계의 문을 두드릴 수 있도록 인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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