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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산 디젤의 반격…수입車 아성을 넘보다
신형그랜저 사전예약 중 34.3%가 디젤…SM5D 3일만에 판매량 1000대 돌파
말리부D 인기폭발에 공급차질도…브랜드 경쟁력 더 높여야 안착


유럽산 디젤차에 속절없이 밀리던 국산차들이 디젤로 재무장하며 대반격에 나서고 있다. 이대로면 내년 저탄소협력금제도가 시행될 경우 가만 앉아서 안방시장을 모두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다. 하지만 아직 연비나 출력 등 성능은 물론 브랜드 파워에서도 독일의 경쟁차종을 압도하기는 어려운 만큼 수입차 고객층보다는 국산 휘발유차 수요층을 디젤로 옮기는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당초 예상보다 빠른 지난 달 23일 2015년 그랜저 출시와 함께 디젤모델을 선보였다. 이전에도 현대차는 ‘i40살룬’으로 승용 디젤 시장에 노크했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랜저 디젤에는 싼타페에 쓰이는 ‘2.2ℓ R엔진’을 개선한 ‘R2.2 E-VGT 엔진(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ㆍm)’이 적용되며 연비는 14㎞/ℓ다. 이전 모델과 비교해 후측방경보장치,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 스마트 트렁크 시스템 등의 옵션도 추가됐다.

같은 날 르노삼성도 SM5에 디젤을 얹은 모델을 공개했다. 르노의 1.5ℓ dCi 엔진과 독일 게트락사의 듀얼클러치 6단변속기를 탑재한 SM5 D(디젤)는 복합연비가 16.5㎞/ℓ에 달한다. 2.0ℓ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경쟁 모델보다 연간 100만원 이상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으며 세금도 연간 24만원으로 매우 저렴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그랜저 디젤과 SM5 D 모두 출발은 합격점이다. 지난 9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된 ‘2015년형 그랜저’의 사전계약 3399대 가운데 디젤모델 비중은 34.3%다. 엑센트 디젤(33%), 아반떼 디젤(13%) 보다 높다. 지난 23일부터 사전 계약을 시작한 르노삼성 SM5 D도 하루 200~300대 이상 팔리며 3일만에 판매량 1000대를 넘어섰다. 한국지엠 말리부 디젤이 지난 3월 출시 후 폭발적인 인기로 공급에 차질이 생겨 판매가 중단된 사실을 새삼 떠올리게 할 정도다.

(사진 위부터) 한국지엠 ‘말리부’, 르노삼성 ‘SM5’, 현대자동차 ‘그랜저’

그러면 국산 디젤의 인기가 수입 디젤의 인기까지 꺾을 수 있을까?

연비면에서는 14㎞/ℓ인 그랜저 디젤이 파사트2.0 디젤(14.6km/l), BMW 320d(18.5km/l)ㆍ520d(16.9km/l)만 못하다. 배기량이 200cc 더 커 최고출력이 10%가량 높으니까 꼭 못하다고만 할 수는 없다. 차 값은 그랜저 디젤이 최저 3300만원으로 4200만원인 파사트 디젤과는 1000만원, BMW와는 최소 2000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 연비 좋은 디젤이란 측면에서만 보면 그랜저 디젤을 택하는 편이 낫겠지만, 수입 디젤은 수입 브랜드가 주는 차별성이 강점이다.

그랜저보다 한 단계 아래인 르노삼성의 SM5 D는 연비는 가장 높지만, 배기량이 작다보니 최고출력 110마력에 불과하다. 170~180마력인 2000cc급 수입디젤에 비해 초라하다. 오히려 동급에 비슷한 가격대의 말리부 디젤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말리부 디젤은 연비는 낮지만, 출력이 156마력으로 훨씬 높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차에서 수입차로의 이동은 활발하지만, 반대 경우는 드물다”면서 “연비 좋은 디젤이 소비자에 인기가 높지만, 국산차의 브랜드 경쟁력이 좀 더 높아져야 수입차로 향했던 발길을 되돌리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동윤 기자/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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