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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입 · 수출 동시 둔화…한국號, 저성장 그림자 드리우나
불황형 흑자 가속화 원인 · 전망
원화강세속 경상수지 흑자 누적 부담…수입수요 둔화·기업 투자감소 지속 탓
대외적 안정판 확보 긍정적 의미 불구…한국경제 저성장 기조 고착화 우려
내수침체형 흑자 구조개선 위해…내수활성화로 정부 정책방향 맞춰야


한국은행은 단언코 아니라고 했지만 한국 경제의 불황형 흑자 모양새는 점점 짙어지고 있다. 수출 증가세는 부진한데 수입 역시 상승폭이 더딤에 따라 수출에서 수입을 뺀 무역수지 규모가 과도할 정도로 크다.

통상적으로 무역수지를 줄이는 데 기여하는 원화강세 현상속에서도 오히려 무역수지가 점점 커지는 현실은 내수침체로 기인한 불황형 흑자라는 설명을 반박할 수 없게 만든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6월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52억86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29개월째 플러스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50억 달러대의 높은 무역수지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일견 긍정적인 부분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뜯어보면 꼭 그렇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현재 한국경제의 끝모르는 흑자 행보를 이끌고 있는 것은 수출이 아닌 수입, 더 정확히 말하면 부진한 내수라는 지적이 많다. 


6월 수출은 전년대비 2.5% 증가해 5월 마이너스 성장에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4월 증가율 9.0%에 비하면 한참 못미친다.

반면 6월 수입액은 425억5000만 달러를 기록해 지난 5월(425억 3000만 달러)과 큰 차이가 없다. 수출, 수입 모두 미약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경기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딘데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소비심리가 크게 떨어지면서 내수 침체가 계속되고 있고 이것이 수입 부진과 맥을 함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세자리수 진입을 넘보고 있을만큼 원화강세가 이어지고 있어 수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음에도 무역수지는 크게 줄지 않고 있다. 수출의 환율 민감도가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의미도 되지만 환율에 따른 수출 감소분만큼 내수침체에 따른 수입 감소로 그 영향을 상쇄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에 주요 연구기관들은 현재 한국경제의 무역수지 혹은 경상수지 흑자 행진을 ‘불황형 흑자’로 규정한지 오래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 2월말 보고서를 통해 “최근 경상수지 흑자 급증의 상당 부분은 수입수요 둔화와 투자감소 등 내수 부진의 심화로 나타난 저성장의 어두운 그림자”라고 지적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지난주 보고서에서 “최근 한국의 경상수지는 수출이 증가하지만 수입은 감소하는 내수침체형 흑자”라고 분석했다. 표현은 다르지만 내수 둔화에 따른 흑자 행진이라는 데 이견이 없는 것이다.

불황형 흑자의 그늘이 짙어지고 있다. 내수 침체로 수입이 정체되면서 저성장의 어두운 그림자가 한국 경제를 뒤덮을 태세다. 정부는 내수경기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한번 닫힌 지갑은 좀체 열리지 않고 있다.

정부도 이같은 현상에 우려를 보이고 있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현재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과도한 측면이 있어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며 “(흑자 증가가) 대외적으로 안정판을 확보했다는 의미도 있지만 소비나 투자 등 내수가 그만큼 부진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진단했다.

최성근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내수침체형 경상수지 흑자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 방향을 유효수요 확대를 통한 내수 경기 활성화에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남현 기자/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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