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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즘 - 박세환> 사라진 ‘창조경제’, 부진한 ‘코넥스’
지난해 박근혜 정부는 국가 발전과 국민행복 선순환을 위한 경제부흥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면서 ‘창조경제’의 슬로건을 높이 치켜세웠다. ‘창조경제’란 창의성과 혁신을 기반으로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시스템이라고 했다.

정부가 ‘창조경제’를 강조한 것은 대기업 집단 중심의 경제 구조로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경제 생태계 복원으로 새로운 경제 부흥의 초석을 다지겠다는 의지로 표현됐다.

금융당국은 물론 모든 부처들은 앞다퉈 ‘창조경제’ 성공을 위한 각종 아이디어와 역점사업을 쏟아냈다. 그러나 1년 여의 시간이 흐르면서 정부 부처 보고서와 중점사업 명분에서 ‘창조경제’라는 단어가 사라지고 있다. 마치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말처럼 지난해 지겨울 정도로 언급하던 ‘창조경제’의 외침이 사라진 것이다.

‘창조경제의 꽃’이라는 화려한 수식어를 달고 지난해 7월 1일 개장한 중소·벤처기업 전용주식시장인 코넥스(KONEX) 시장이 첫돌을 맞았다. ‘창조경제’의 외침이 사라진 탓인지 코넥스 시장도 지지부진하다. 실제로 코넥스시장의 일일 거래량은 뒷걸음질치고 있다. 1년 전 하루 거래량은 7만주를 웃돌았지만 지금은 5만주가 채 안 된다. 시장 초기보다 34개 상장사가 더 늘었지만 하루 한 주도 거래하지 못하는 상장사가 35개에 이른다. ‘이름만 상장사’인 셈이다. 지난해 50%에 달했던 거래형성률도 30%대로 줄었고, 주식의 손바뀜을 의미하는 매매회전율은 올들어 6%로 지난해 17%보다 크게 축소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주식시장 본연의 기능인 자금조달은 이미 포기한 눈치다.

코넥스시장에 상장한 A사 대표는 코넥스시장이 창조경제의 마중물 역할도 못하고 거래 기능도 상실했다며 차리리 코스닥시장을 더 확대하고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넥스의 B사 대표는 상장 직후 반짝 주목을 받았지만 거래 부진으로 주가가 예상보다 낮게 형성되면서 혹시 코스닥 상장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코넥스 개장 1주년을 맞아 다시한번 힘을 불어넣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일반 투자자 참여의 문턱을 낮춰 코넥스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매매 단위를 기존 100주에서 1주로 바꾸기로 했다. 적은 자금으로도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개인 투자자의 경우 3억원 이상 예탁금이 있어야 매매가 가능하도록 한 규정은 증권사 일임형 렙어카운트에 한해 제한적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부진한 시장을 위한 금융당국의 노력은 반가운 일이다. 심리학자들은 창의성을 개발하는 방법을 아주 명쾌하게 제시한다. 즐거워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어떤 대상이나 그룹, 조직이 창의적으로 변하기 바란다면 즐겁도록 만들어 줘야 한다는 것이다. 코넥스시장 활성화도 마찬가지다. 기업과 투자자들이 즐거워야 가능하다.

메마른 코넥스시장에 단비를 적실 금융당국의 일관된 정책 집행의지가 어느때보다도 중요해지고 있다. 

박세환 금융투자부 차장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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