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영국 ‘EU 탈퇴’ 득실은?
장-클로드 융커 전 룩셈부르크 총리의 차기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지명이 남긴 생채기가 크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공개적으로 반대해 온 인사가 지명되자, 더 타임스, 데일리 텔리그래프 등 대다수 영국 언론은 2017년 영국의 EU탈퇴 국민투표 행보를 예상했다. 경제적 손실을 이유로 EU 탈퇴 반대론자들이 목소리를 내는 등 영국 내에서도 여론은 분분하다. 융커를 지지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로선 융커 지명은 ‘상처뿐인 승리’다. 독일 스피겔은 메르켈 총리가 성급하게 융커 편에 섬으로써 “점진적인 힘의 상실로 들어서는 문을 열었을 수 있다”고 평했다.

▶獨, 英 달래기 =캐머런 총리는 EU 회원국의 책임요건을 완화하도록 EU와의 협정 개정을 협상해야하지만, EU 통합주의자인 융커가 영국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캐머런 총리는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2017년 EU탈퇴 국민투표를 공약한 바 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캐머런 총리는 30일(현지시간) 하원 연설에서 EU와 관련한 전략을 설명할 예정이다. 그는 앞서 융커 지명 뒤 “영국의 이익을 위해 계속 싸울 것이다”며 결의를 다졌다.

독일과 함께 EU를 이끄는 양대 축이자, 주요7개국(G7)인 영국의 EU 탈퇴론에 제동을 거는 목소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메르켈 총리 최측근인 볼프강 쇼이블래 독일 재무장관은 29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이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독일은 영국을 EU회원국으로 존속시키기 위해 진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역사적, 정치적, 민주적, 문화적으로 영국은 유럽에 없어선 안될 나라”라며 유로존 개혁을 위한 독일의 헌신을 약속했다.

영국 내부에서도 EU 탈퇴 반대 여론은 만만치 않다. 야당인 노동당과 영국산업연맹(CBI) 등은 영국의 일자리 300만이 위협이 된다며 총리가 영국을 재앙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한다. 융커에게 영국의 EU탈퇴는 EU집행위원장으로서 첫 시험대다. 그가 전향적으로 캐머런 총리에게 귀를 기울일 경우 영국의 반발은 수그러들 수 있다. 텔레그래프는 3주 안에 융커와 캐머런 총리와의 전화통화, 융커의 런던 방문을 예상했다. 앞서 EU 회원국 정상은 다음달 16~17일 정상회의 상임의장, 유럽의회 의장, 외교안보 고위대표 등 새 EU 지도부를 꾸린다.

▶메르켈 총리 ‘적의 존재’ 확인 =EU의 실질적 지도자 메르켈 총리의 힘의 약화가 이번 EU집행위원장 선출 과정을 통해 드러났다. EU의 허리를 든든히 받히고 있던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가 등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신임 총리는 EU 긴축정책 반대를 공론화하고 있다.

스피겔은 “이탈리아와 프랑스 정부는 메르켈이 EU를 지배하려 들며, EU를 잘못된 방향으로 밀고 있다고 오랫동안 믿어왔다”면서 “한 때 메르켈의 방향을 따랐던 국가들의 지지도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메르켈은 융커 지지를 다른 회원국에 압박하면서 실력행사를 폈지만 오히려 이 점이 비판의 대상이 된 것이다.

융커 지명 이후 비판적 평가를 한 곳은 영국 언론 뿐만이 아니다. 네덜란드의 데 텔레그래프는 “융커는 터질대로 부풀어오른 ‘유럽 풍선’의 대표이다. 영국이 이 풍선을 찌를 것인가? 아니면 유로 때문에 터질 것인가”라고 비판했고, 헝가리 유력일간지 매그야르 넴제트는 “캐머런의 극렬한 반대가 이해된다”고 썼다.

/jsh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