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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슬람 무장단체, ‘라마단’ 기간중 잇단 테러 왜?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이슬람 단식 성월(聖月)인 ‘라마단’ 기간 중 수니파 무장단체 이라크ㆍ시리아 이슬람국가(ISIS)와 나이지리아의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하람 등이 잇달아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를 자행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슬람력 9번째 달인 라마단은 종교적 가르침을 되새기는 기간으로, 이슬람권 간 전투나 무력 충돌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것이 관례다.

그러나 28일(현지시간) 이라크에서 라마단이 시작된 날 밤 ISIS는 이슬람국가 건설을 선언하고, 곳곳에서 유혈사태를 초래하고 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에 따르면, 시리아 내 ISIS 조직원들은 북부 알레포 주에서 9명을 십자가에 매달아 공개 처형했다. 이들은 친미 준군사조직 ‘어웨이크닝’에 가담해 ISIS와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과 맞서 싸운 혐의를 받고 있다.

무슬림들이 일몰 후 단식을 마치고 먹는 라마단 금식기간의 저녁 식사인 ‘이프타르’를 준비하고 있다. 이프타르는 ‘금식을 깬다’는 뜻이다.

ISIS는 지난 27일 알레포 마을 다이르 하페르의 광장에서 어웨이크닝 소속원 8명을 공개 총살하고 나서 그들의 시신을 십자가에 매달았다. 또다른 마을인 알밥에선 반군 한 명을 처벌의 의미로 8시간 동안 십자가에 매달아뒀다. 이 남성이 생존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뿐만 아니라 ISIS는 ‘이슬람국가’(Islamic State) 수립을 공식 선포하는 한편, 사담 후세인의 고향 티크리트를 두고 이라크 정부군과 교전을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ISIS가 ‘홍보성 과시 행위’(publicity stunt)에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

향후 이라크 정부군의 공격에 대비해 지하디스트(성전주의자) 병력을 집결하기 위한 노림수라는 뜻이다. 국가를 수립하고 ISIS 최고지도자인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를 ‘칼리프’로 추대한 것도 성전의 정당성을 제고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라크 정부는 러시아 및 벨라루스로부터 도입하기로 한 수호이 전투기 10대 중 5대를 28일 도입하고, 3~4일 안에 실전 배치키로 했다. 이에 따라 정부군의 티크리트 탈환 작전에 이 전투기들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상황이다.

허핑턴포스트는 라마단 기간이라 할 지라도 ISIS의 ‘배교도’에 대한 성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체는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너무 많은 피를 흘려 (라마단 기간)잔혹한 행위를 멈추도록 호소하는 목소리는 나올 것”이지만 “수니파 계열의 ISIS는 아마도 자신이 배교도로 여기는 시아파와 휴전을 고려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슬람 극단 무장단체 보코하람으로 추정되는 세력도 나이지리아 라마단 첫날 북부 보르노주에서 교회들을 잇달아 공격해 100명 이상을 살해했다.

기독교인 중심의 부유한 남부 지역과 무슬림 중심의 가난한 북부 지역으로 양분돼있는 나이지리아는 최근 종교 분쟁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29일 저질러진 공격은 치복 인근 교회 5곳을 겨냥했으며, 예배를 보러 가던 기독교 신자들이 매복 공격에 목숨을 잃었다.

주민들은 오토바이를 탄 괴한들이 기독교 신자들에게 총을 쏘고 근처 숲으로 도망치는 사람들을 추격하는가 하면, 예배 중인 교회에 폭발물을 던졌다고 말했다.

피해를 본 보르노주의 콰다, 응구로지나, 카라가우, 카우티카리 마을은 모두 지난 4월 보코하람이 여학생 200여명을 납치한 치복에서 반경 10㎞ 내에 있다.

‘서구식 교육은 죄악이다’라는 뜻인 보코하람은 올 들어 나이지리아 북부에서 2000명 넘게 살해했다.

2009년 무장행동을 시작한 보코하람은 이슬람 국가를 세운다는 명분으로 지역 내 소수인 기독교 신자에 대한 잇딴 테러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치복 역시 기독교 성향이 강한 곳이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이슬람 수니파 근본주의 무장세력인 ‘이라크ㆍ시리아 이슬람국가’(ISIS)의 봉기로 내전 위기에 몰린 이라크는 28일부터 한 달간 단식하는 라마단을 시작했다. 이슬람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이집트 등 중동의 다른 이슬람 국가들도 29일 라마단에 들어갔다. 라마단은 해당 국가의 권위 있는 종교 기관이 초승달을 관측하고 개시를 선포해 나라마다 하루 정도 차이가 난다.

☞라마단=이슬람력의 아홉 번째 달로, 올해는 7월 27일까지다. 이슬람력은 동양권처럼 음력이지만, 윤년이 없어 양력으로 하면 매해 조금씩 달라진다. 무슬림은 라마단 기간에 일출부터 일몰까지 해가 떠 있는 동안 물을 포함한 음식을 입에 대지 않으며 매일 다섯 차례 기도한다. 다만 노약자와 어린이, 환자, 임산부, 여행자 등은 단식 의무가 면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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