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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자흐는 베끼기 천국?…“학술논문 10편 중 1편이 표절”
경제개발 우선 탓…옛 소련 학술 중심지 쇠락



[헤럴드생생뉴스]소비에트 연방 시절 각종 연구소가 들어서며 옛 소련 학술계를 선도했던 카자흐스탄에서 최근 논문 표절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일간지 텡그리 뉴스는 카자흐 국립 과학기술 정보센터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 국내에서 발표된 학술논문 중 약 10%가 표절된 것이라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과학기술 정보센터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금까지 발표된 박사와 석사 학위 논문 7천 편을 조사한 결과 9.7%의 논문에서 출처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내용이 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표절된 논문이 제대로 된 검증을 거치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학술지에 실리며 카자흐 학계를 어지럽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빌 이브라예프 과학기술 정보센터장은 “2013년 카자흐 학술지에 실린 연구논문은 총 1114편이지만, 대부분 논문의 내용이 출처가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다니야르 사파르갈리예프 알마티 경영대학 발전연구소 부소장은 “국내 상위 5개학술지 가운데 2곳 만이 제대로 된 논문 검증을 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국가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국제 논문 데이터베이스인 스코푸스에 등재된 카자흐의 연구논문 수가늘지 않고 있다”며 “카자흐의 등재율은 전체 130개 나라 중 94위에 머물고 있고 이는 에티오피아, 네팔, 탄자니아보다도 뒤처진 것”이라며 자국 학계의 수준 저하를 우려했다.

다양한 고고학 유적지와 광활한 영토를 보유한 카자흐는 옛 소련시절 역내 학문의 중심지였다. 카자흐에는 지금은 없어진 소련 국립과학원과 세계 최대 핵무기 실험장 등이 있었으며 카자흐 북부에는 세계 최초이자 최대 우주기지인 바이코누르 기지가 아직 건재하다.

그러나 소련 붕괴 후 경제발전 우선 정책에 밀려 카자흐에는 과거의 영광만이 남아있다.

실제 카자흐에서는 부동산 개발 탓에 희귀 고생물학 유적지마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지난 4월 러시아 유명 고생물학자 레오니드 가이두셴코는 “카자흐의 고생물학 유적지인 일명 ‘거위통로’가 지구 상에서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그는 “6 헥타르(ha)에 달하던 유적지(거위통로)가 부동산 개발로 고작 2 헥타르(ha)만 남았다”며 당국의 보호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1928년 러시아 고생물학자들에 의해 발견된 거위 통로는 세계 최초이자 유일하게 고대 곰의 뼈가 발굴된 곳이다. 학계에서는 또 고대 코뿔소와 마스토돈 및 선사시대 생물들의 화석이 여전히 현장에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카자흐 북부도시 파블로다르의 중심가에 있는 거위통로는 현재 각종 부동산 개발로 빠르게 훼손되고 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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