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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랜스포머4는 중국 영화?…中 눈치보는 할리우드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미국 할리우드 영화의 중국 의존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세계 2위 영화 시장인 중국을 잡기 위해 할리우드 제작진은 중국 입맛에 맞는 영화를 만들어주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할리우드 영화가 중국 성향의 정치적 메시지를 세계에 알리는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27일 미국과 중국에서 동시 출격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트랜스포머4:사라진 시대’는 할리우드 영화에 대한 중국의 입김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트랜스포머4는 하마터면 중국에서 개봉하지 못할 뻔했다. 트랜스포머4의 후원사였던 중국 7성급 호텔 판구다관의 운영사인 베이징판구인베스트먼트가 “영화에 등장하는 판구다관 장면이 계약 상의 20초보다 짧다”며 후원계약 파기를 통보했기 때문이다. 판구다관이 트랜스포머4에 협찬한 금액은 약 160만달러(약 16억2500만원)로 알려졌다.


베이징판구인베스트먼트는 영화에서 호텔과 호텔 로고가 등장하는 장면을 모두 삭제하고 개봉일은 연기 혹은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튿날 영화 제작사인 파라마운트 픽처스의 롭 무어 부회장과 마이클 베이 감독이 직접 회사를 찾아 대화를 시도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트랜스포머4’에는 판구다관 호텔 외에도 중국의 자동차, 컴퓨터, 전자제품 매장은 물론 직불카드, 음료수, 술까지 중국산 제품이 대거 등장한다. 모두 PPL(간접광고) 계약에 따른 것이다.

또 중국 여배우 리빙빙(李冰冰ㆍ사진)이 준조연급으로 출연해 홍콩, 베이징, 광저우, 충칭 등을 돌며 현지촬영을 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영화 전체의 3분의 1은 중국관련 장면”으로 추정된다. 


트랜스포머4 제작진이 중국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전편인 ‘트랜스포머3’가 중국에서 11억1200만위안(약1800억원)을 벌어들였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흥행에 성공하면 총제작비 2억달러(약 2020억원)도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중국은 영화 대사수정을 노골적으로 요구하기도 한다. 브래드 피트가 주연을 맡은 ‘월드워Z’는 중국 요청에 따라 대사를 수정했다. “좀비의 원인은 중국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대사가 “좀비의 원인은 모스크바 감기”로 고쳐졌다. 


이밖에 중국의 민감한 정치 이슈를 건드려 흥행에서 고배를 마신 사례도 있다. 브래드 피트의 아내 안젤리나 졸리가 출연한 영화 ‘말레피센트’는 개봉 후 3일간 흥행 수입이 예상보다 20% 저조했다.

개봉 전 상하이에서 열린 프로모션 행사에서 졸리가 “대만과 중국은 다르다”고 한 발언이 중국 영화팬들의 반발을 초래했다.

할리우드가 이처럼 중국의 눈치를 보는 것은 중국 영화시장이 2012년현재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2019년 경에는 미국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영화산업 흥행수입은 2012년 36%, 지난해에는 27% 급속도로 성장했다. 지난해 박스오피스 수입은 36억달러(약 3조6600억원)로 집계됐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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