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스위스 동물원, 새끼곰 죽여 박제ㆍ전시 ‘논란’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스위스의 한 동물원이 건강한 새끼곰을 죽인 것으로도 모자라, 그 사체를 박제한 뒤 전시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이 동물원은 전시 목적을 어린이들에게 “자연은 잔인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설명하고 있어 비난이 일고 있다.

26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스위스 수도 베른에 위치한 달홀츠리 동물원은 지난 4월 안락사시킨 ‘컵 4’라는 이름의 새끼곰을 박제해 전시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이 동물원이 컵 4를 안락사한 이유는 부모의 ‘학대’와 ‘무관심’ 때문이다.

‘미샤’라는 이름의 아빠곰이 형제를 공격해 죽인 뒤, 제 자식인 컵 4까지 때리고 위협했기 때문이다.

처음엔 곰들의 ‘자연적’ 행동에 끼어들지 않으려던 이 동물원은 엄마곰인 ‘마샤’까지 새끼를 돌보지 않고 방치하자, 결국 안락사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후 컵 4의 사체를 급속 냉동해 지금까지 보관해온 동물원은 이번주 사체를 꺼내 전문가에게 박제를 맡기기로 했다.

[자료=CNN 캡쳐]

가죽은 몸통과 분리해 무두질한 뒤 박제로 만들고, 뼈 등은 따로 전시된다. 박제된 새끼곰과 가죽, 뼈는 모두 만질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동물원 측은 성명을 통해 “동물에 대해 배울 때 가능한 자연상태 그대로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면서 “그것이 좋든 안 좋든 간에 아이들이 자연의 모든 면을 가까이서 보고 직접 만져볼 수 있도록 하는 감성적 경험이 가장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동물원의 이 같은 결정이 너무한 처사라는 비난도 폭주하고 있다.

‘자연 그대로’를 강조하는 동물원의 입장과 달리, 이 새끼곰과 아빠곰 모두 인간의 손에 길러져 야생과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3월 덴마크의 코펜하겐 동물원이 근친교배를 막는다는 이유로 관람객들이 보는 앞에서 건강한 어린 기린을 살처분하고 사자 네 마리를 한꺼번에 죽여 동물학대 논란이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충격을 더하고 있다.

이와 관련 데이비드 윌리엄스-미첼 유럽동물원ㆍ수족관협회(EAZA) 대변인은 CNN에 “협회 소속 동물원에서 매년 3000~5000마리의 동물이 개체 수 관리라는 이유 때문에 도살 처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sparkli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