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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네시아 ‘나치 카페’ 다시 문 열다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유럽도 아닌 인도네시아에서 ‘나치 카페’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해 2차세계대전 나치 독일의 상징물로 내부 장식을 해 비난여론에 휩싸였다가 문을 닫은 ‘솔다텐카페’(Soldatenkaffee)가 다시 영업을 재개한 것이다.

미국 NBC방송은 2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제 3의 도시 반둥에 위치한 솔다텐카페가 나치 카페로 알려지며 국제적인 비난으로 영업을 중단했고, 지난 21일 2차세계대전을 주제로 내부장식을 바꿨다며 다시 문을 열었지만 여전히 나치를 추종하는 이미지가 강하다고 지적했다.

카페 주인인 헨리 물랴나는 재오픈 기자회견에서 “처음부터 솔다텐카페가 나치 카페가 아니라고 말했다. 우리 카페 테마는 2차세계대전이다”라고 주장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NBC는 벽난로 근처엔 아돌프 히틀러의 초상화가 걸려있고 나치 포스터 옆엔 히틀러의 제 3제국을 상징하는 철제 독수리가 장식돼있으며 손님들이 나치 완장을 차고 독일 군복을 입고 있었다고 묘사했다.

물론 2차세계대전 당시 소련의 지도자였던 스탈린과 영국의 윈스턴 처칠의 사진도 걸어뒀다. 영국, 미국, 프랑스, 일본 등 각국의 전투복도 전시하고 있다.

솔다텐카페 내부. [사진=솔다텐카페 페이스북]

그러나 솔다텐카페는 독일군이 프랑스 파리를 점령할 당시 만든 카페 이름을 딴 것이다. 대형 나치 깃발과 히틀러의 무장 친위대 바펜 SS 선전물이 붉은 벽에 걸려있고 손님들은 주인장이 특별히 개발한 나시고렝(인도네시아 볶음밥) ‘나치고렝’(Nazi goreng)을 주문할 수 있다. 종업원들은 SS부대 복장을 하고 있다. 나치 독일의 만(卍)자 문양(하켄크로이츠)을 벽에 걸고 히틀러가 했던 말을 크게 써넣기도 했다.

솔다텐카페는 지난 2011년 처음 문을 열었다. 현지 영문매체인 자카르타글로브가 처음 이곳을 보도했고 전 세계 언론에 의해 전파됐다. 세계인들이 분노했고 카페 주인인 물랴나는 살해 협박도 받아 경찰 당국에 출석해 해명해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지난해 7월 그는 카페 재정비를 약속하며 일시적으로 문을 닫았다.

당시 물랴나는 히틀러를 우상화한 것이 아니며 단지 손님을 끌기 위해서였다고 해명했지만 반대로 홀로코스트(유대인 대량학살)에 대한 책임이 나치에게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주장하면서 올바른 역사인식에 대해 의심을 받았다. 이에 대해 NBC방송은 인도네시아에선 나치와 홀로코스트에 대해 잘 알려져 있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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