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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13세 유진 구스트만…인공지능 로봇…모두 속았나요
64년만에 튜링테스트 사상 첫 합격
창의적 질문에는 오답…허점 드러나


‘세상에서 가장 기이한 창조물’(The weirdest creature in the world).

높은 수준의 인공지능(AI)일까, 단순한 말장난 채팅 로봇일까. 유진 구스트만이 인공지능 판별 시험인 ‘튜링 테스트’를 사상 처음으로 통과하며 ‘컴퓨터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세상의 찬사가 이어졌으나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이윽고 비판 여론에 휩싸였다.

유진 구스트만은 지난 7일(현지시간) 영국 왕립학회에서 진행된 튜링 테스트를 통과했다. 레딩대학이 주최한 이 테스트에서 구스트만은 30명의 심사위원들과 5분 동안 대화를 했고 10명이 컴퓨터인지 인간인지 구분하지 못했다.

튜링 테스트는 30%만 넘으면 성공이다. 지난 2012년 29%의 성공률로 한 차례 쓴맛을 봤던 구스트만은 33%의 성공률로 ‘생각할 수 있는’ 컴퓨터로 인정받았다. 각국 언론들은 인간을 닮은 AI가 탄생했다며 한껏 기대감을 높였다.

이 테스트를 고안한 앨런 튜링은 “컴퓨터로부터의 반응을 인간과 구별할 수 없다면 컴퓨터는 사고(thinking)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곧 비판론이 고개를 들었다. 일부 과학 전문지는 튜링이 애초에 “30% 이상 속이면 인공지능 컴퓨터”란 주장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일각에서는 튜링 테스트가 60여 년 전에 고안됐기 때문에 지금의 인공지능 판별 척도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과학잡지 와이어드는 구스트만과의 대화를 통해 알고리즘의 맹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와이어드가 구스트만에게 어디 출신인지를 묻자 “흑해 연안 오데사라고 불리는 우크라이나 대도시”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어진 “오, 나도 우크라이나 출신인데 가본 적 있나?”란 질문엔 “우크라이나? 가본 적 없다”고 답해 허점을 드러냈다. 이에 와이어드는 “실제 튜링 테스트에서는 F학점을 받았다”고 전했다. 구스트만은 ‘우연한 꼼수’로 심사위원들의 눈을 속인 셈이다.

유진 구스트만은 러시아 출신의 블라디미르 베셀로프와 우크라이나 출신 유진 뎀첸코 등이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구스트만은 스스로를 오데사 출신의 13세 소년으로 묘사하고 있으며, 기니피그 한 마리를 갖고 있고 아버지는 산부인과 의사라고 소개하고 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사진=유진 구스트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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