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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 월드컵] 수아레스 깨물기, “성인 ADHD 의심”
[헤럴드생생뉴스=구본단 문화평론가]‘치아(齒牙)레스’ ‘수왕(獸王)레스’ ‘좀비레스’….

리그에선 킬러 골잡이이자 악동으로, 월드컵에선 자국의 영웅으로 이름을 드높이던 루이스 수아레즈(27ㆍ우루과이)가 경기중 갑자기 상대팀 선수의 어깨를 깨무는 행동을 저질러 논란이 되고 있다. 더욱이 이전 2010년, 2013년에도 상대를 깨문 전력이 있던 터라 인터넷상에서는 그를 늑대인간, 좀비 등에 빗대 비난하고 있는 지경이다.

특급 공격수인 수아레스는 하던 플레이나 열심히 하지 왜 갑자기 이런 행동을 벌였을까. 그 이유에 대해 추측이 분분하다.

우선 기행으로 경기 흐름을 자신의 팀에 유리하게 바꾸려 했던 의도적 행동이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우루과이는 후반 33분 수아레즈의 이런 짓이 있은지 2분 뒤인 35분에 팀 동료인 디에고 고딘이 선제골이자 결승골을 넣어 거함 이탈리아를 1-0으로 꺾고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수아레즈가 지오르지오 키엘리니의 어깨를 문 뒤 보여준 행동만 봐도 그렇다. 마치 실수로 부딪힌 것처럼 주저앉아선 자신의 치아를 어루만지며 고통스런 표정을 지었다. 설령 심판에게 해당 장면을 목격 당하더라도 고의적인 차징이 아닌 단순 우발적 신체접촉으로 보이게 위장했다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주심은 물린 자국을 들이미는 키엘리니와 팀동료들의 항의를 무시하고 끝내 수아레즈에게 반칙을 주지 않았다.

수아레스의 깨무는 반칙 행위를 조롱한 해외 네티즌들의 합성 사진들.

그러나 비신사적 행위에 대해 카드를 잘 꺼내는 심판을 만났다면 퇴장당할 수도 있었다. 일거에 팀을 패배로 내몰 수도 있는 위험한 도박이었던 셈이다. 깨물기 반칙 행위가 고도의 의도된 전술이었다고만 보기 어려운 이유다.

오히려 본인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정신질환 때문이거나, 환각 상태에서 이런 일을 벌인 것은 아닌가 강한 의심이 든다. 이 경기를 지켜봤다는 일선의 몇몇 신경정신과 의사는 “특히 성인 ADHD로도 의심해 볼 수 있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제시하기도 했다.

ADHD는 주의력 결핍ㆍ과잉행동 장애로 주로 아동기에 나타나지만 성인에게도 종종 나타나는 증상이다. 어릴 때 별나고 산만해서 가만히 있지 못하거나, 심한 감정기복, 충동성 행동이 나타났다면 소아 ADHD를 앓았을 가능성이 있다. 소아의 ADHD를 치료하지 않으면 약 40-50%가 성인 ADHD로 이어진다는 보고도 있다.

만약 사실이라면, 수아레스의 모친은 수아레스가 어렸을 적 아래와 같은 의료상담을 받았을 지도 모른다. 물론 상상이다.

Q: 아이의 돌발적 행동 때문에 당황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친구들과 잘 놀다가도 갑자기 친구의 몸을 깨무는 행동을 보여요. 기분이 나빠서가 아니라 신나게 놀다가 그러는데 이유가 뭘까요? 치아레스 엄마(우루과이 독산4동)

A: 아이가 유년기이면서 화가 나 있거나 싸우는 상태에서 무는 것이 아니라면 일단 공격적인 행동으로 볼 수 없습니다. 공격성의 표현이 아니라 친밀함 등 다른 의미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 경우 상대방이 깜짝 놀란다거나 아파할 때 마치 자신이 힘센 사람이 된 듯 우쭐한 기분을 느끼기도 하지요. 따라서 이제부터는 무는 행동 대신 손을 내미는 등 바람직한 행동으로 바꾸어 나가도록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합니다. 닥터 슬럼프(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여담이지만, 수아레스의 깨무는 동작이 믿을 수 없을 만큼 간결하고 완벽하다는 이례적인 ‘찬사’도 일각에서 나온다. 통상 인간이 인간 정도 크기의 대상을 물기 위해서는 4단계 과정을 거친다. 우선 접근한 뒤 양팔로 붙든다. 입을 깨물 부위에 갖다 대 밀착한다. 그리고나서 비로소 입을 벌려 깨물게 된다. 그러나 수아레스는 팔로 붙드는 동작과 입을 갖다대는 동작을 생략한 채 접근과 동시에 마치 게임 ‘버블버블’의 공룡 캐릭터처럼 원스탑으로 어깨를 깨물었다. 골잡이로선 달인이지만, 깨무는 능력으로선 초인이다. 

gyumm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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