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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판은 ‘독도’ 일본판은 ‘다케시마’…구글맵 “나라마다 달라요”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모든 국가가 행복한 지도를 만들어야 한다(?)’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 구글의 무료 지도 서비스 ‘구글맵’에 분쟁지역 국경이 국가별로 다르게 그려져 있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예를들면 한국 구글맵에선 독도와 동해로 표기된 반면, 일본 구글맵에선 ‘다케시마’(竹島)와 ‘일본해’(日本海)로 표기하는 식이다.

구글맵이 국제법상 효력은 없지만, 분쟁 당사국 국민들에게 해당지역 영토가 자국령이라는 인식을 심어줘 혼란을 부추긴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아누다찰프라데시주의 인도 구글맵 표기. [사진=구글, 텔레그래프]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각국 정부가 분쟁지역 국경 지도를 자국의 입맞에 맞게 수정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는 구글이 국가별로 지도 표기 서비스를 달리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중국과 인도의 국경 분쟁지역인 아루나찰프라데시주는 인도 정부의 요구에 따라 지도가 수정됐다. 인도정부는 아루나찰프라데시를 29개 주 가운데 하나로 인정하고 있지만 중국은 ‘남티벳’에 속한 지역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인도 구글맵에선 중국 룽쯔현까지 국경선을 확장시켜놓았지만 반대로 중국 구글맵에서는 인도 이타나가르-파케 야생동물 보호구역까지 국경선을 늘려놓았다. 제 3국인 미국 구글맵에선 분쟁지역을 의미하는 점선으로 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2>아누다찰프라데시주의 중국 구글맵 표기. [사진=구글, 텔레그래프]

반면, 중국이 점령하고 인도가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카슈미르의 악사이친(Aksai Chin) 지역도 중국 구글맵에선 국경선이 인도 안쪽으로 조금 더 진출해있다.

이와 비슷한 상황은 크림반도에서도 나타난다. 최근 러시아가 합병한 크림반도는 러시아 구글맵에선 국경이 실선으로 표기돼 있는 반면, 미국 구글맵에선 점선으로 나타나있다.

분쟁지역은 아니지만 한국이 실효지배하고 있는 독도에도 이같은 구글의 원칙이 적용되고 있다. 한국 구글맵에선 독도와 동해로 나타난 것이 일본 구글맵에선 ‘다케시마’(竹島)와 ‘일본해’(日本海)로 표기돼있다.

<사진3>카슈미르 악사이친 지역 인도 구글맵. [사진=구글, 텔레그래프]

미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과 내셔널퍼블릭라디오(NPR)는 공동으로 12개 분쟁지역에 대한 이같은 문제들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구글맵이 국가적 정체성과 관련한 민감한 문제를 애써 헤쳐나가고 있지만 모두가 행복한 지도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에드 파슨스 구글 지도제작책임자는 6개국 정도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각 국가별 법률을 따라야만 한다고 밝혔다. 파슨스는 이들 국가가 자신들의 버전대로 지도를 다르게 표기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사진4>카슈미르 악사이친 지역 중국 구글맵 표기. [사진=구글, 텔레그래프]

그는 “극히 드문 사례지만 관련법을 가진 국가에서는 자신들의 국가를 특정한 방법으로 지도에 표현하도록 공급자(지도제작자)에게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쟁이 있다면 분쟁을 표현할 것이고 우린 어느 한쪽 편을 들지 않는다”며 아직도 세계지도 표기를 전략적인 관점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국가들이 있다고 전했다.

<사진5>크림반도 미국 구글맵 표기. [사진=구글, 텔레그래프]

구글은 사용자의 위치를 추적하지 않고 사용자가 진입하는 도메인에 따라 국가별 국경을 달리 표기하고 있다. 사용자가 원한다면 다른 웹 주소로 들어가 다양한 버전의 지도를 볼 수 있는 것이다.

다른 지도 서비스인 구글어스에서는 3가지 형태로 국경을 표기하고 있는데 황색은 분쟁이 없는 지역, 적색은 분쟁지역, 오렌지색은 ‘조약을 맺은 임시’국경을 의미한다.

<사진6>크림반도 러시아의 구글맵 표기. [사진=구글, 텔레그래프]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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