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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융커 EU집행위원장 사흘 앞으로…英 캐머런 총리의 선택은?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선출이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세 후보’인장 클로드 융커(사진ㆍ60) 전 룩셈부르크 총리에게 시선이 모아진다. 융커 후보를 공개적으로 반대해 온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다음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차기 EU집행위원장은 오는 2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정상회의에서 투표를 통해 결정한다. 제1당 유럽국민당그룹(EPP) 후보인 융커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구조 노력 덕에 프랑스, 이탈리아 등 중도좌파 성향 9개국 정상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를 반대하는 쪽은 영국, 네덜란드, 스웨덴 정도다.


▶끊이지 않는 자질론 =막판까지 융커에 대한 자질론은 끊이지 않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24일(현지시간) 모국에서 스파이 스캔들을 일으킨 경력,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 협의체 ‘유로그룹’ 의장직 수행 당시의 부정적 평가 등을 들어 ‘흠집 내기’에 나섰다.

융커는 10년간 데리고 있던 운전 기사를 2006년에 룩셈부르크 정보기관(SREL)에 채용시키는 등 SREL과 관련한 뇌물수수, 불법도청 등의 비리로 유럽 내 최장인 18년간의 총리직에서 지난해 물러나야했다.

FT는 이런 전력에서 드러난 “막후 협상가이자, 거래를 좋아하는” 그의 경영 스타일이 EU 일각에서 그에 대한 최고 자리 임명을 꺼리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또 룩셈부르크의 작은 소국 관료 출신이 유럽 대륙의 거대하고 까다로운 관료주의 체제의 집단을 다룰 수 있겠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실었다. EU 한 관료는 FT에 “그는 큰 마을 규모의 국가를 경영한 인물이다. 집행위를 이끄는 것은 이사회를 이끄는 것과는 다르다. 이번에는 정부를 이끄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2005년부터 2013년까지 유로그룹 의장 시절의 평가도 반대론자들이 내세우는 이유다. 유로존 협상에 관여했던 한 인사는 FT에 “그가 유로그룹에 준비되지 않은 채 왔다. 회의는 길었고 체계도 없었다. 몰타, 키프로스 같은 국가에까지 발언권을 줘 회의는 길었다”며 회의 주재 능력을 부족함을 꼬집었다.

FT는 또 룩셈부르크 내부에선 그가 헬무트 콜 전 독일총리의 정치적 양자란 지적이 있다고 전했다.

FT에 따르면 융커는 지난 18년간 총리 재임 기간 동안 조국 룩셈부르크의 경제 부흥기를 불러왔다. 아무것도 없었던 나라에서 지난해 3조 유로로 산업 규모를 키워 룩셈부르크를 세계적인 금융센터이자유럽 내 일인당 국민소득의 부국으로 키웠다.

하지만 그는 법률가였고, 금융에 대한 지식은 없었다.

융커는 법학을 전공했으며, 1984년 룩셈부르크 의회에서 중도우파 기독교사회민주당 의원으로 입성해 노동부 장관, 재무부 장관(1989~2009년) 등을 지냈다. 유로화 단일통화 창출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캐머런 총리의 완패? =캐머런 총리는 융커가 EU의 개혁에 적합하지 않은 인물인 점을 들어 거세게 반대해 왔다. 만일 융커가 EU집행위원장이 되면 영국은 EU에서 탈퇴해야한다고 압박해 왔다.

영국은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오는 2017년에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회원국 책임 요건을 완화하는 쪽으로 EU와 협정 개정을 시도해, 개정이 실현되면 회원국으로 계속 남아있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융커가 집행위원장이 되면 영국과 EU의 관계는 악화될 것이란 게 캐머런 총리의 판단이다.

융커는 이런 캐머런 총리를 겨냥해 “상식이 부족하다”며 몰아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재무부 통계를 인용해 영국이 만일 EU를 탈퇴하면 EU와 관련한 일자리 330만명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대니 알렉산더 영국 재무부 차관은 “최근 분석 결과 영국인 330만명이 EU와 연계돼 있다. 이는 영국이 고립을 택함으로써 안아야 할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이는 영국이 EU를 탈퇴할 경우 더욱 번영을 이룰 것이란 보수당 내 EU회의론자들과는 반대되는 시각이다. 알렉산더 차관은 “영국인들은 EU에 머무름으로써 얻을 수 있는 기회와 일자리를 원한다”고 말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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