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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이지리아에 무슨 일이?…보코하람, 지구촌 ‘테러와의 전쟁’ 비웃듯 또 부녀자 90명 납치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지난 4월 북부 나이지리아에서 여학생 200여명을 납치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이 같은 곳에서 또다시 90여명의 여성과 아동을 납치했다. 피랍된 여학생들을 아직 찾지도 못한 상황에서 이 같은 일이 반복되자, 나이지리아의 국가 안보 대응능력 뿐 아니라 미국과 영국 등 지구촌의 구호활동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보코하람은 지난 21일 북부 보르노 주(州) 쿰마브자 마을에서 부녀자와 여자아이 60명, 남자아이 31명 등 총 91명을 납치했다. 그 가운데는 3살밖에 안 된 어린아이도 있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쿰마브자는 보르노 주 주도 마이두구리에서 60~100마일 가량 떨어진 작은 마을로, 4월 여학생 납치 사건이 일어난 치복 시와 같은 주에 속해있다.

보코하람은 지난 19일 이 마을을 공격하기 시작했으며 교전 과정에서 주민 30명 가량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주민 수백명은 인근의 다른 마을로 피신했다.

이 지역 자경단장인 압바 아지 칼릴은 나이지리아 일간 뱅가드에 “최소 4명이 무장괴한으로부터 도망치려다 사살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나이지리아 당국은 납치가 발생한 지 3일이 지나도록 이번 사건에 대해 제대로 파악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큰 파장이 예상된다.

최근 6년 간 보코하람의 테러 활동. 2001년 창설된 과격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하람은 2009년 나이지리아 북부 지역을 장악한 이후 테러를 활발히 저지르고 있다. [자료=NYT]

익명을 요구한 담보아 정부 고위 관계자는 AP 통신에 “대량 납치가 발생한 것은 맞다”고 했지만, 정부군 관계자는 이를 부인했다. 한 국가안보부 소속 정보장교는 납치가 쿰마브자와 다른 인근 마을 3곳에서 이뤄졌으며, 발생 시점도 21일이 아닌 지난 13~15일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나이지리아 국방부는 23일 밤 트위터를 통해 “보르노 주에서 소녀들이 피랍됐다는 몇몇 보고들을 더 확인해 봐야 한다”고만 밝힌 상태다.

게다가 이번 사건은 보코하람이 여학생 200명 이상을 납치한 지 2개월 만에 또다시 같은 지역에서 벌어진 것이어서, 나이지리아의 치안에 구멍이 뚫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시 나이지리아 정부는 이 지역 일대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마이두구리에 지휘본부를 설립했다. 군인 수천명을 투입해 피랍 여학생들을 수색하는 한편, 보코하람의 공격에 대비하겠다고 했다. 굿럭 조너선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민주주의의 날 15주년 연설에서 보코하람에 대한 ‘전면전’을 펼치겠다고 선포, 대테러 의지를 강조했다.

국제사회도 발벗고 나섰다. 미국은 무인기 ‘글로벌 호크’와 유인 정찰기를 투입했고, 유엔은 보코하람을 알카에다 연계 테러단체로 지정했다.

그러나 보코하람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테러, 납치 등 온갖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 이달 초엔 보르노의 한 마을을 급습, 수백명의 마을 주민을 학살했으며, 23일에도 제2도시 카노의 한 대학원에서 폭탄테러를 일으켜 최소 8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에 따라 올 들어 보코하람에 의해 발생한 사망자 수는 벌써 2000명을 넘었다. 지난 4년 간 보코하람의 공격 때문에 3600명이 사망한 것과 견줘보면 피해 규모가 대폭 증가했다.

텔레그래프는 이에 대해 “(보코하람 근거지인)북부 지역에 정부군을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발생한 이번 납치 사건으로 정부의 위기 대응능력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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