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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라크 통합정부 구성은 ‘미션 임파서블’?
美, 말리키 총리에 새정부 재촉…쿠르드족, 혼란 틈타 ‘독립’ 행보
ISIS · 수니파 잇단 점령에…반미 성향 시아파 민병대 가세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이라크 지도부에 종파와 민족을 초월한 통합정부 구성을 촉구했으나 실현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AP 등 주요 외신들은 23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를 방문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늦어도 7월1일까지는 새 정부 구성 작업을 시작하겠다는 알말리키 총리의 약속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소수민족인 쿠르드족은 혼란을 틈타 통합보단 독립을 더 원하고 있으며, 이미 시아파와 수니파 간 분쟁은 1000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 현 시아파 정권 내에서도 반미 성향의 집단이 세력을 키우는 등 집단 간 이익에 따른 분열 성향이 짙어 미국이 현 정권에 사실상 불가능한 임무를 요구했다는 평가다.

▶통합보다 독립, 현 정부-쿠르드족의 동상이몽=마수드 바르자니 쿠르드자치정부(KRG) 대통령은 이날 미국 CNN방송의 크리스티안 아만푸어와의 인터뷰에서 “쿠르드족이 자신들의 미래를 결정할 때가 왔다”며 이라크로부터의 독립 의지를 밝혀 통합 정부 구성 가능성을 낮췄다.

바르자니 대통령은 이번 이라크 사태에 대해 “이라크가 확실히 붕괴되고 있다”며 “연방정부와 중앙정부가 통제력을 모두 잃은 것이 명백하고 군, 경찰 등 모든 것이 무너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는 새로운 이라크에서 살고 있고 그동안 알았던 이라크와는 다르다”며 “최근의 이라크 사태를 통해 쿠르드족이 지금의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것을 증명했고 이제 우리들의 미래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 이라크 정부에 대한 책임론도 강조했다. 특히 누리 알 말리키 총리를 비난하며 이번 사태와 관계 악화는 그의 권력 독점에 있고 책임지고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또한 말리키 정부가 사태 수습을 위한 어떤 요청도 하지 않았고 지원마저 거부했다며 현 정권 하에서의 통합 가능성을 더욱 낮췄다.

그는 24일 케리 장관과 만나 독립 지지여부에 대해 물을 예정이라고 CNN은 전했다.

▶반미성향 시아파까지 득세=이라크ㆍ시리아 이슬람국가(ISIS)와 수니파 민병대가 이라크 각지를 점령하는 사태가 빚어지자 시아파 민병대도 함께 세력을 키우며 대항을 준비하고 있다.

정규군 대 민병대가 아닌 민간인들끼리의 무력 충돌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정치 통합은 물론 종파간 분열도 더욱 극심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NBC방송에 따르면 민병대 가운데엔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반대하기도 했던 반미 성향 종교 지도자 띤 무크타다 알 사드르의 ‘사라야 알 살람’(평화여단)도 있으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힘을 키우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03년 미국의 침공으로 사담 후세인 정권이 무너진 후 조직됐으며 2006년과 2007년 수니파 숙청을 주도한 세력이다. 바그다드에서 수니파를 몰아내기 위해 대량학살을 자행하기도 했다고 NBC는 전했다. 또 2006년, 2010년 선거에서 시아파인 말리키 총리의 당선에 큰 도움을 주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정권이 이번 사태에서 사드르와 같은 급진세력의 도움을 받는다면 통합은 더욱 멀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이들 세력이 “이라크에서 잠재적으로 종파주의자들 간의 폭력을 가져올 가장 위험한 촉매제로써 알카에다를 대체했다”고 평가하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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