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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솟는 코코아 가격…초콜릿업계 원료전쟁
초콜릿의 주원료인 코코아 가격이 3년 래 최고가를 기록하면서 세계 초콜릿제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전주 코코아 9월 선물 가격은 톤 당 3128달러를 기록, 2011년 8월 이래 34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코코아 가격 급등은 수요와 공급의 엇박자 탓이다. 인도와 중국, 러시아에선 신흥 중산층의 부상과 함께 초콜릿 소비가 두자릿수로 늘었다. 반면 원료인 코코아 생산은 달려 코코아 제조사들은 코코아 확보에 혈안이 돼 있다.

최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월드코코아컨퍼런스에선 초콜릿 산업계가 구조적인 변화를 맞을 시점에 와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장 마크 앵거 국제초콜릿협회(ICO) 회장은 초콜릿 업계가 “구조적인 적자의 시대로 들어섰다”면서 ‘초콜릿 바를 적게 만들 것이냐, 가격을 올릴 것이냐’의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코코아가 적정 가격선을 되찾기 위해선 시장에 더욱 광범위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게 초콜릿제조사와 도매상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우선 공급의 안정적인 확보가 중요하다. 고무나 커피 같은 다른 열대작물 농장과 달리 카카오 농장은 전문성이 떨어져 대략 400만톤인 세계 코코아 공급의 90%가 소작농 형태로 생산된 것이다. 특히 세계 생산의 60%를 차지하는 아이보리코스트, 가나 등의 소규모 농장은 질병과 해충에 취약해, 생산량은 들쑥 날쑥이다. 작황을 늘리기 위한 전문 지식, 현대화된 비료나 살충제 등도 이들에겐 부족한 형편이다.

소득면에서도 코코아는 열대 작물 중 최하위다. 상품중개사 마렉스 스펙트론에 따르면 지난해 헥타르 당 소득은 아라비카 커피 5537달러, 고무 4192달러, 설탕 3900달러, 로버스타 커피 3737달러, 팜유 3085달러, 코코아 1317달러 등의 순으로 코코아의 수익성은 아라비카 커피의 3분의 1도 되지 않는다.

코코아는 수익성이 낮은데다 노동집약적이고 키우기가 까다롭다. 그러다보니 특히 젊은 세대는 코코아 재배로 생계를 꾸려가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세계코코아재단(WCF)은 전했다. 앞으로 생산이 늘지 않으면 2020년에 코코아 공급 부족분은 100만톤에 이를 것이라고 스위스 초콜릿제조사 바리 칼레보는 경고하기도 했다.

WCF 회원사인 네슬레, 마르스, 몬델레즈 등 초콜릿제조사와 올람, 카길 등 도매상은 코코아 시장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하는 ‘코코아 행동’을 구성했다. 이들은 2020년까지 코코아 생산량을 100% 늘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영국 하드만의 더그 호킨스 애널리스트는 “도매상들은 아동착취가 없으며, 품질이 보장되는 안정적인 공급을 원한다”고 말했다.

좀더 전문화된 농장 실험도 진행 중이다. 페루 유나이티드카카오, 니카라과 애그로 니카 홀딩스, 도미니카공화국 ROIG 애그로카카오 등 중남미에서 진행 중인 대표적인 코코아 전문 농장 프로젝트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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