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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 토종 곤충 지킴이 - 박선재 국립생물자원관 박사
[헤럴드경제 = 하남현 기자] “토종 곤충을 보전하려면 고유한 유전 정보 확보가 필수적입니다”

최근 국립생물자원관이 토종 왕사슴벌레 DNA 마커(Maker)를 최초로 개발했다. 마커는 생물의 종류를 쉽게 구별할 수 있는 DNA 정보를 뜻한다. 토종 곤충 여부를 판별할 수 있도록 ‘이름표’를 만든 셈이다.

DNA 마커 개발을 주도한 박선재(42ㆍ사진) 국립생물자원관 동물자원과 연구사는 ‘이름표’의 중요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일본에서 다양한 잡종을 만드는데 대해 한국의 토종 곤충을 지키는 초석이 되는 작업입니다”

한국에서는 다소 생소하지만 애완곤충 시장이 활성화된 일본에서 크기를 키우기 위해 교잡종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박 연구사의 설명이다. 왕사슴벌레의 경우 국내 토종의 경우 6cm를 넘지 않지만 잡종의 경우 9cm에 가까울 정도로 커진다.

이럴 경우 국내 토종 왕사슴벌레에 유전적인 변화와 같은 문제들을 초래할 수 있다. 한국산 토종 곤충을 이와 구분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만 토종 곤충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고 토종 곤충을 보호하기 위해 박 연구사는 한국, 중국, 일본 등 각 지역종과 잡종 왕사슴벌레를 대상으로 초위성체(DNA에서 2~5개의 동일 염기서열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부분)를 분석했다. 이 결과 한국 토종 왕사슴벌레에만 있는 총 27개의 초위성체 마커를 최초로 개발한 것이다.


왕사슴벌레는 대형 딱정벌레의 일종으로 일본 등에서 애완곤충으로 인기가 높은 품목이다.

이번에 개발된 마커는 한국 토종 왕사슴벌레에 대한 유전적 다양성 평가와 보존에 대한 기초자료로 쓰인다.

박 연구사는 이어 역시 애완곤충으로 잘 알려진 넓적사슴벌레에도 이같은 마커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더 나아가서는 외국에서 들어온 종과 섞여 위협받고 있는 토종벌레에 대해서도 보존과 관리를 위한 다양한 연구를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어릴적 시골에서 자란 덕에 곤충을 많이 접했고 결국 곤충 전문가의 길을 걷고 있다는 박 연구원은 “다른 동식물 분야에 비해 곤충 분야 연구에 대한 관심이 덜 하다”며 “특히 생물다양성협약으로 국제적으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생물주권을 지키기 위해서도 곤충 분류 연구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요 생물자원에 대한 고유한 유전 정보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이를 토대로 국가 생물주권의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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