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조 최강 벨기에 2연승 16강 확정…마지막 한국전 베스트 출격 미지수
16강 獨 피하려 ‘조1위 전략’은 변수…알제리, 러시아 잡으면 韓 자동탈락

첫 ‘원정 8강’이라는 목표를 안고 2014 브라질월드컵 무대에 선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그러나 이 목표는 23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리 에스타지우 베이라 히우에서 알제리와 치른 조별 리그 H조 2차전이 2-4 참패로 끝남에 따라 좌절될 위기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자력 16강 진출조차 불가능한 상황에 놓였다. 매 월드컵마다 국민의 가슴을 졸이게 만들었던 ‘경우의 수’ 따지기가 또 다시 시작된 것이다.

1무1패를 기록한 한국 대표팀은 러시아에 골득실(러시아 -1, 한국 -2) 차에서 밀려 최하위로 떨어졌다. 2전 전승으로 승점 6점을 획득한 벨기에는 H조에서 가장 먼저 16강 진출을 확정지었으며, 1승1패(승점3)를 거둔 알제리는 조 2위로 올라섰다. 한국은 오는 27일 벨기에와 벌일 H조 3차전에서 패배하거나 무승부를 거두면 탈락을 확정짓게 된다. 다만 한국이 벨기에를 꺾을 경우 ‘경우의 수’가 복잡해진다.

▶러시아가 알제리 이기고, 한국이 벨기에 완파해야=알제리가 오는 27일 러시아와의 3차전에서 승리하면 한국은 벨기에전에서 승리해도 무조건 탈락한다. 알제리가 러시아에 승리하면 승점 6을 쌓게 돼 벨기에와 나란히 16강에 진출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한국이 벨기에를 꺾더라도 승점 4로 조3위에 머물게 된다. 러시아 역시 승점 1로 탈락한다.

러시아가 알제리에 승리하고 한국이 벨기에를 이기면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이 생긴다. 이 경우 한국과 러시아가 나란히 1승1무1패에 승점 4로 동률을 이뤄 벨기에(6점)에 이은 조 2위 자리를 놓고 골득실로 다투게 된다. 러시아의 알제리전 골득실 차보다 최소 1점 더 점수 차를 내서 벨기에에 승리하면 다득점에서 앞선 한국이 2위가 된다. 예를 들어 러시아가 알제리에 2-0으로 승리한 경우 한국은 벨기에를 3-0으로 이기면 된다. 러시아 1-0 승리시엔 한국은 2-0 승리면 된다.

한국이 벨기에를 꺾고 러시아와 알제리가 비기는 상황이 오더라도 실낱같은 16강 진출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한국은 알제리와 1승1무1패에 승점 4로 동률을 이뤄 골득실과 다득점, 승자승 원칙을 따져야 한다. 현재 알제리와 한국의 골득실 차는 3골. 알제리가 0점에 그친다면 한국은 벨기에를 3-0으로 이기면 된다. 골득실은 같으나 다득점에서 한국이 6, 알제리가 5가 되기 때문이다. 알제리가 1점 이상을 내면서 무승부를 낸다면 한국은 3-0으로도 부족하다. 다득점은 6으로 같지만, 승자승 원칙상 한국에 승리한 알제리의 우세로 판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4골 차 이상으로 승리해야 한다.

▶벨기에, 힘든 상대이지만 압도적인 상대는 아냐= 한국은 오는 27일 벨기에와 조별 리그 H조 3차전을 벌인다. 현재 한국은 벨기에를 상대로 대량 득점은커녕 승리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로멜루 루카쿠(에버턴), 에덴 아자르(첼시), 드리스 메르텐스(SSC 나폴리), 마루안 펠라이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스타들이 즐비하다. 득점 이전에 한국 수비수들은 실점을 막기 위해 러시아, 알제리와의 대결 때보다 더 많은 힘을 쏟아야 할 처지다.

지금까지 벌어진 경기 결과와 전력을 분석하면 벨기에가 H조 최강자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경기를 통해 드러난 벨기에의 전력이 우려했던 것보다는 압도적이진 않았다는 점이 다행이라면 다행인 부분이다. 특히, 벨기에는 알제리전에 이어 러시아전에서도 상대팀의 수비 위주 운영에 고전했다. 벨기에는 1차전에서 수비를 탄탄하게 만들고 역습하는 알제리에 선제골(PK)을 내주는 등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또한 벨기에는 2차전에서도 기본 포백에 미드필더 1명을 아래로 끌어내려 사실상 ‘5백’을 세운 러시아를 상대로 진땀승을 거뒀다.

▶홍명보호, 수비 조직력 강화ㆍ공격 전술 정비 숙제=마르크 빌모츠 벨기에 대표팀 감독은 러시아전 후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16강 진출을 확정한 데다 경고를 안고 있는 선수도 있어 다음 경기를 생각해야 한다”며 “한국전에서는 몇몇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고 그동안 뛰지 못했던 선수들에게 출전 시간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벨기에 선수 중 현재 경고를 받은 선수는 총 3명이다. 얀 페르통언(토트넘)이 알제리와의 1차전에서 경고를, 러시아와의 2차전에서 악셀 위첼(제니트)과 토비 알더베이럴트(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경고를 1개씩 받았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알제리전에서 드러난 수비 조직력 문제의 보완과 대량 득점을 위한 공격 전술까지 정비해야 하는 이중과제를 떠안았다. 홍명보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은 16강 가능성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홍 감독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선수들을 안정시켜 마지막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