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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팝업스토어’ 는 지금 격전중!
아이돌까지 가세 게릴라 마케팅 무한진화
‘팬덤소비’ 위력에 앞다퉈 눈독…시장성공 점치는 리트머스지로
화장품 · 식음료로 전방위 확산


짧은 기간만 운영해 ‘떳다 사라진다(pop-up)’는 뜻을 지닌 게릴라식 마케팅인 팝업스토어가 진화되고 있다. 불과 2~3년전만 하더라도 백화점 구석 한 켠에서 일부 브랜드를 모아 진행되던 팝업스토어가 아예 백화점 각 층마다 상설화되고 있는가 하면, ‘팬덤 소비’의 힘을 과시하고 있다.

최근엔 팝업스토어가 일종의 리트머스지 역할을 하며 화장품은 물론 맥주, 심지어 외식업체 등 식음료 업계로까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팝업스토어...‘팬덤 소비’에 눈을 뜨다=지난해 1월 12일간 진행된 ‘SM타운 팝업스토어’에선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등 SM엔터테인먼트에 소속된 가수들을 모티브로 한 상품들을 판매했다. 아이돌을 전면에 내세운 팝업스토어가 문을 연 것은 처음으로 국내 유통업계에서 조차 이례적인 실험으로 받아 들여졌다.

하지만 ‘이례적인 실험’은 ‘대박’을 낳았다. 소녀시대가 매장을 직접 방문한 팝업스토어 행사 첫날엔 소녀시대 멤버별 럭키백 100개가 모두 완판되는 진기록을 세웠다. 팝업스토어에서 정식 매장으로 옷을 갈아 입은 첫날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팝업스토어에서 확인된 ‘팬덤 소비’는 막강환 화력을 자랑했다. 12일간의 팝업스토어 행사 기간 동안에만 6억3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정식 매장으로 오픈한 후에도 현재 월 평균 1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려 불황에 허덕이는 백화점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4일부터 18일까지 열린 ‘제국의 아이들 팝업스토어’ 역시 300명이상의 팬들이 모여 영플라자 옥상공원을 가득 메우기도 했다. 

최근 팝업스토어가 일종의 리트머스지 역할을 하며 화장품은 물론 맥주, 심지어 식음료 업계로까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일부터 18일까지 열린‘ 제국의 아이들 팝업스토어’

이승주 롯데백화점 상품본부 PB팀 CMD(선임상품기획자)는 “팝업스토어로 열기 전까지만해도 대부분 계속해서 지속할 수 있을지 물음표를 달았었지만 지금은 팬덤의 엄청난 구매력을 확인시켜주고 있다”며 “특히 SM타운 고객의 90% 가량이 백화점 신규 고객으로 백화점 소비층을 확대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SM타운 매출 중 외국인의 매출 비중도 40~50%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팝업스토어의 변신은 무죄...‘팝업 신드롬’=‘팬덤 구매력’의 힘을 일깨운 팝업스토어는 최근엔 외국인을 겨냥한 팝업스토어로도 진화하고 있다. 오는 8월 15일까지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리는 SBS 인기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특별기획전엔 천송이(전지현)와 도민준(김수현) 등 극중 인물들이 착용했던 다양한 패션 아이템을 한 데 모은 팝업스토어가 같이 열린다. 물론 ‘별그대’ 열풍에 사로잡힌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해서다.

팝업스토어의 변신은 콜라보레이션이나 외국인을 겨냥한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최근엔 팝업스토어에 ‘체험’이 가미되며 유통업계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과거 백화점 한 쪽 구석에 있던 팝업스토어가 최근엔 백화점 각 층마다 전진 배치되는 한편, 자전거 등 라이프스타일과 생활가전, 식품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글로벌 가구 공룡 이케아는 국내 진출에 앞서 지난 3월과 5월 신사동 가로수길과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정식 오픈 전에 이케아 가구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미리 연 것. 특히 이케아는 당시 국내 판매 가격은 공개하지 않아 국내 소비자들에게 궁금증을 유발했다. 시장 반응을 떠 보기 위한 일종의 테스트 공간 뿐 아니라 흥행 몰이를 위한 마케팅의 한 방편으로 삼은 셈이다.

지난달엔 종합요리식품기업 아워홈이 운영하는 프리미엄 돈카츠 브랜드 ‘사보텐’이 일본요리 대가 미야시타 다이스케 셰프를 초청, 9가지 일본 정통 소바 요리를 선보이는 ‘팝업(pop-up) 레스토랑’을 운영하기도 했다.

백화점 업계 한 관계자는 “팝업스토어는 지금까지 백화점에 없던 브랜드를 모아서 판다는 것에서 벗어나 일종의 시장 성공 가능성을 점칠 수 있는 리트머스지 역할을 하고 있다”며 “팝업스토어는 백화점 정식 매장 혹은 가두 매장으로 가기 위한 관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도 “패션에서 시작된 팝업스토어가 최근 들어 ‘체험’이라는 새로운 요소를 가미하면서 유통업 전체로 확대되고 있다”며 “본격적으로 시장 진출에 앞서 소비자들 반응을 떠보기 위한 일종의 시험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석희 기자/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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