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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맨발로 얻은 성공의 깨달음…逆, 創, 樂의 경영철학 담은 ‘첫술에 행복하랴’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 더맥키스컴퍼니 조웅래 회장(55)은 삼성전자를 거쳐 잘 다니던 직장 LG전자를 때려치우고 서른 세살, 수중에 2천만원만을 갖고 ‘700-5425’를 창업했다. 전화를 통해 벨소리, 통화연결음, 운세 등을 서비스하는 사업이었다. 당시 소비자 인지도 98%라는 유롕벗는 브랜드파워로 시장을 석권해 큰 성공을 거뒀다. 그리고 2005년 1월 충남에 기반을 둔 소주회사 ‘선양주조’를 인수한다.

1년여만에 어느 정도 회사를 안정시킨 조 회장은 2005년 5월 어느날, 주말에 친구들을 대전으로 불러 계족산 등반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난감한 일이 생겼다. 일행 중 하이힐을 신고 온 여자가 있었던 것이다. 조 회장은 궁리하다 결국 자신이 신고 있던 신발을 벗어줬다. 양말바람으로 오르는 산은 쉽지 않았다. 발길을 한지 얼마되지 않아 양말은 뚫어졌고 맨발에 크고 작은 돌이 닿을 때마다 아픔으로 온 몸이 저릿저릿했다. 그래도 아프다고 할 수 없고, 길을 되돌릴 수 없어 돌과 자갈이 깔린 13㎞ 넘는 산길을 욱신욱신하는 맨발로 완주했다.

그러나 신발을 벗어 준 대가는 통증뿐만은 아니었다. 하산 무렵부터 이상한 개운함과 함께 깨달음이 왔다. 발로부터 열기가 올라오더니 온 몸에 후끈 달아올랐고, 이튿날 아침 일어나서는 전에 없던 상쾌함을 느꼈다. 전날 맨발 산행이 지압 효과를 가져온 것이다. 여기까지였으면 하나의 해프닝에 끝날을 일이다. 하지만 조 회장은 자신이 겪은 체험을 모두에게 나눠주고 싶었다. 술을 파는 회사이니만큼 소비자들의 건강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맨발 산행이 준 기막힌 효과는 하나의 계시나 다름없었다.

회사 직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조 회장은 그해 가을부터 계족산 순환로 14.5㎞에 황톳길 조성 사업을 시작해 이듬해 봄에 완성했다. 계족산은 맨발 걷기 명소로 자리를 잡아 여행 전문 기자들이 뽑은 ’다시 찾고 싶은 여행지 33‘,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인이 꼭 가보하야 할 한국관광 100선‘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계족산 황톳길은 맨손으로 사업을 시작해 맨발로 뛰며 성공을 일군 조웅래 회장이 전파하는, ‘맨발’이라는 건강의 가치가 된 셈이다.

조 회장이 자신의 성공기와 경영 철학을 담은 자기계발서 ‘첫술에 행복하랴’(토네이도)가 최근 출간됐다. 조 회장은 등산길 맨발산행으로부터 시작한 계족산 황톳길 조성 사업을 통해 ‘불광불급’(不狂不及), 즉 미치지 않으면 이룰 수 없다는 자신의 좌우명을 전한다. 또 계족산 야외무대에서 펼치는 오페라단 공연을 통해 ‘좋은 것을 나누는 즐거움’에 대해 말한다.

조회장이 강조하는 덕목 또 하나는 ‘궁즉통’, 즉 궁하면 통한다는 것이다. 아니, ‘궁해야 통한다’는 것이다. 번듯한 직장을 나와 2천만원을 들고 700서비스 사업을 시작했을 때를 일러 조회장은 “궁했다”고 했다. 콘텐츠사업에서 돌연 주류사업으로 눈을 돌려2005년 선양소주를 인수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보리증류소주인 ‘보리 소주 맥’을 시장에 내놔 반향을 일으켰지만, 더 이상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고 생산라인을 접었을 때도 그랬다. 궁하니 안 보이던 것이 보였다. ‘평범한 것’에서 특별한 것을 찾아내는 ‘역발상’이었다.

엉뚱한 것을 주장하고, 역발상을 실현시키려면 무엇보다 뻔뻔해져야 했고, 그것을 즐겨야(fun, fun) 견뎠다. 조 회장은 보리소주 맥 대신 집에서 다양한 음료와 섞어 먹을 수 있는 이른바 홈 믹싱주 ‘맥키스’를 내놓게 된다. 조 회장은 책에서 자신의 경영방식을 압축하는 세 글자로, 역(逆), 창(創), 락(樂)을 꼽는다. 역발상, 창의적인 사고, 즐거움이다.

‘첫술에 행복하랴’에서 저자인 조웅래 회장이 강조하는 성공 비결을 하나로 요약하자면 “나답게 살 궁리를 게을리 하지 말라”는 것이다. 인생의 정해진 속도, 정해진 방향, 정해진 코스와 프로그램을 따르려 하지 말고, 내일을 미리 알려고 하지도 말라는 것이다. 인생은 머리로 뛰는 게 아니라 맨발로 뛰는 것이라는 게 조 회장의 말이다.

조웅래 회장은 경남 함안 출생으로 경북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으며, 테드를 비롯해 국세청, 전경련, 삼성생명, 대우증권 등 다양한 강연활동으로 ‘회장님을 가르치는 회장님’으로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현재 서울 인사동에 미술 작품을 소재로 한 4D사업을 준비 중이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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