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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 유가 - 금값 ‘커플링’ 5년만에 깨졌다
强달러에 빛 잃어가는 금…美경제회복·이라크 불안 겹쳐
국제유가는 상승세 지속 가능성…가격 상관관계 ‘탈동조화’ 뚜렷



미국의 통화정책이 ‘출구’에 한발 더 다가서면서 지난 5년간 유지돼온 국제유가와 금값의 ‘밀월관계’가 깨지고 있다.

2009년 양적완화(QE)로 시작된 유가와 금값의 커플링(동조화)이 미국 중앙은행의 돈줄죄기가 가속화되면서 결별 수순에 들어간 셈이다.

오는 10월 QE 축소가 마무리되고, 내년 중반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될 경우 유가는 더 오르고, 금값은 떨어지는 상반된 모습이 뚜렷해질 전망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QE 규모를 100억달러 더 축소했다. 초저금리를 당분간 유지할 것을 재천명했지만, 경기 낙관에 힘을 실음으로서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블룸버그통신은 “경기회복으로 에너지 소비가 늘고, 미국의 긴축 통화정책이 안전자산인 금의 매력을 떨어뜨렸다”면서 “유가와 금값의 상관관계가 5년 만에 깨졌다”고 보도했다.

▶제 갈길 가는 ‘골드오일’=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인프레이션 헤지수단으로 실물자산 투자 성향이 강해지면서 금과 원유가 동조화 현상을 보였지만 경기훈풍에 제갈길을 가는 모양새다.

실제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와 금 선물의 120일 간 상관관계는 지난 2009년 7월 이후 올해 처음으로 탈동조화 현상을 보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둘의 상관관계는 지난 2010년 4월 0.62으로 강한 연관성을 보였지만, 지난 11일에는 -0.1, 17일에는 -0.06으로 역(逆)관계로 돌아섰다. 이는 투자자들이 금을 팔고 원유를 사들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추세는 더욱 강해져 지난달 크레디트스위스 조사 결과, 투자자들의 71%는 향후 12개월 간 금이 가장 가격이 떨어질 원자재로 내다본 반면, 투자자 49%는 원유가 가장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투자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권유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은 이달 초 고객 리포트에서 “에너지 비중을 2.5%P 늘려 전체 상품투자 포트폴리오의 25.8%까지 올려야 한다”고 조언한 반면, 금투자는 5%포인트 낮출 것을 권했다.

▶경기훈풍에 장밋빛 유가=국제유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은 크게 두가지다. 미국의 경제회복과 이라크 정세 불안이 그것이다.

Fed는 6월 FOMC 회의에서 올해 예상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하향했지만 향후 경기는 낙관했다. 이는 Fed의 FOMC성명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그동안에는 미국의 경제활동이 ‘점진적이고 완만한(modest to moderate)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거나 ‘호전되고 있다’(picked up)고 표현했지만, 이번에는 “연초 악천후에서 벗어나 반등하고 있다(rebounded)”고 진단했다. 이는 경기 개선에 대한 Fed의 낙관적 전망이 더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재닛 옐런 Fed 의장도 FOMC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경제는 현재(2분기) 회복되는 상황이고 점진적인 속도로 확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목표를 향해 계속 진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경기회복은 원유 수요를 촉진시킨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전세계 하루 에너지 소비를 6만5000배럴 상향조정했다. 이는 미국과 일본, 독일, 영국의 에너지 소비가 하루 130만배럴(1.4%) 늘었기 때문이라고 IEA는 설명했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일소비량이 기록적인 9280만배럴이다.

최근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이라크 사태도 유가 상승압력을 부추기고 있다. 이라크 원유 생산 차질 우려가 가중되면서 WTI는 지난주 4.1% 상승해 지난해 12월 6일 이후 주간 기준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이번주 들어서는 이익확정 매도와 원유공급 우려가 기우일수 있다는 관측이 퍼지면서 소폭 하락했지만 이라크 사태 장기화로 유가가 요동칠 가능성은 여전한 상황이다.

▶强달러에 빛바랜 금=반면 금값은 빛을 잃었다. 전통적으로 달러는 금과 대체관계로 달러가 불안하면 세이프헤븐(안전자산)인 금값이 오른다.

그런데 미국이 지난 5년간 살포한 달러(약3조달러)를 거둬들이기 시작하자 달러는 몸값이 오른 반면, 금값은 바닥없이 추락했다.

실제로 지난해 금값은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Fed가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을 보이자 금값은 지난 한해동안 28% 하락했다. 이는 연간 단위로 1984년 이래 가장 큰 감소폭이다. 올해도 이같은 추세는 이어져 지난 16일 금 상장지수펀드(ETF)의 금 보유량(1714t)은 2009년 10월 이래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앞으로 전망도 어둡다. 이라크 사태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금값이 최근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금값이 올해도 지난해 하방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골드만삭스는 내다봤다.

RJO선물의 시장전략가 로라 테일러는 “금값 최근 상방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가격상승을 견인할만큼 두드러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반면 “유가는 시장성이 더 높아 한 방향으로 매우 빨리 움직일 수 있다”고 낙관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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