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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잠만자는 호텔의 시대가 가고, ‘장보는’ 호텔이 온다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 최근 서울의 한 특급호텔 레스토랑을 찾은 이 모(여ㆍ33)씨. 식전빵과 함께 나오는 허브버터의 맛을 잊지 못해 1시간이 넘는 이동시간을 불사하고 종종 해당 레스토랑을 찾는다는 그는 “(버터를) 만들어 팔면 좋겠다”며 털어놨다.

이 씨는 “집에서 직접 만들어먹으면 그 맛이 안난다”며 “호텔에서 평소에도 버터를 먹을 수 있게 상품을 판매했으면 좋겠다. 상품이 나오면 언제든 살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휴식공간에 국한돼 왔던 호텔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각종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공간에서 한단계 진화, 호텔이 각종 식재료를 구입할 수 있는 식문화의 새로운 채널로 발돋움 하고 있는 것. 맛집을 찾아다니는 것을 넘어서 직접 요리를 즐기고 맛을 재현해보고자 하는 식문화 트렌드가 확산된 것이 호텔이 식품 상품 개발과 판매에 나선 주요한 배경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조선메이드

이미 레스토랑에서 치즈나 올리브유, 파스타면 등을 파는 이른바 ‘장보는 레스토랑’은 외국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풍경. 최근 국내에서도 외국 식자재를 중심으로 레스토랑에서 자체적으로 식료품을 판매하는 사례가 증가, 이처럼 식재료 유통 채널이 점차 다양화되는 분위기다.

이 같은 트렌드에 맞춰 최근 호텔들은 각 호텔 주방장 및 호텔이 가진 노하우를 담아내 ‘프리미엄’을 더한 자체 식품을 출시, 기존의 ‘쉬어가는’ 호텔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16일 주방장의 노하우를 담은 식품브랜드 ’조선메이드(Chosun Made)‘를 출시했다. 상품으로는 샐러드 드레싱 5종류, 잼 3종류, 피클 2종류 외 스시조 모나카, 김치 등으로 뷔페 레스토랑 아리아, 이탈리안 레스토랑 베키아 에 누보, 일식당 스시조 등에서 판매하는 것으로 구성됐다. 

조선메이드 커피

또한 함께 내놓은 커피 상품은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전 매장에서 사용중인 비벤떼 커피로 조선호텔이 세계적인 커피 브랜드 엘까페딸과 함께 1년에 걸쳐 개발한 상품이다.

조형학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총주방장은 조선메이드 판매 배경에 대해 “호텔 레스토랑에서 요리를 드시며 ‘집에서도 이런 음식을 해 먹을 수 있다면?’ 이라는 생각으로 요리법이나 구매를 문의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조선호텔 측은 이번에 출시한 상품 외에도 점차 상품군을 다양화, 고객들에게 폭넓은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호텔 최초로 음식을 연구 및 개발하는 R&D센터가 있는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은 외식시장 동향에 맞는 브랜드 상품을 개발, 현재 ‘자연을 담은 홍삼 전복찜’, ‘자연을 담은 견과류 특선’, ‘자연을 담은 매실 특선’ 등 ‘자연을 담은’ 시리즈를 판매하고 있다. 

워커힐 수펙스 명품 김치

1989년 김치연구실을 개설, 현재 판매중에 있는 10여 종의 ‘SUPEX (수펙스) 명품 김치’도 워커힐의 대표 상품으로,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내 레스토랑에서 구입가능하다.

롯데호텔서울은 지난 2012년 11월부터 한식당 무궁화의 조리 노하우와 한성식품 대표이자 대한민국 김치명인 1호인 김순자 명인의 손맛을 담은 롯데호텔 토산품 김치 PB 상품을 판매 중이다. 롯데호텔 측은 ”국내 고객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인기가 많아 하루 30~40건 이상의 문의가 있을 정도“라고 밝혔다.

한 호텔 관계자는 ”외국에서는 레스토랑 등에서 식재료를 파는 사례는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며 ”집에서도 호텔에서 느낀 맛을 즐기고자 하는 고객이 늘면서 고객이 자주 문의하는 메뉴나 품목을 상품으로 개발하고자 하는 시도가 늘고 있다. 호텔입장에서는 이익보다는 고객을 위한 서비스상품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호텔 인삼 미니롤 보쌈 김치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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