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브라질월드컵 ‘검은색 축구화’ 레드카드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브라질 월드컵 개막으로 각국 대표단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선수들의 축구화(스파이크)에 전세계 축구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검은색 일변도였던 축구화가 형광, 분홍, 노랑, 보라 등 화려한 색깔을 입었기 때문이다.

스파이크에 불여진 이름은 더 화려하다. ‘메탈릭 마하 퍼플 (Metallic Mach Purple)’, ‘프리즘 바이올렛(Prism Violet)’, ‘어스 그린(Earth Green)’, ‘솔라 슬라임(Solar Slime)’ 등 마치 한여름 스무디 메뉴를 연상케 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그동안 변하지 않았던 스파이크가 달라졌다”며 “마치 무지개와 싸우는 듯한 컬러풀한 발놀림을 보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동안 축구 선수들의 패션은 변화무쌍했지만 유독 스파이크 만큼은 그 흐름을 비껴갔다.

선수들의 팬츠가 짧아지고, 상의가 헐럴했다 붙었다 했지만 스파이크 만큼은 기본 검은색을 유지했다. 바뀐다고 해도 흰색 선이 들어가거나 제조업체 로고가 박히는 것이 전부였다

실제로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만해도 대부분의 선수는 검은색 스파이크를 신었다. 그러던 것이 2012년 유럽선수권대회(유로)서 분수령을 맞았다. 유럽 선수들을 중심으로 화려한 스파이크가 자주 모습을 보이더니, 그 바람이 남미 브라질까지 강타했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는 이번 월드컵에서 아디다스의 최신 모델인 도마뱀 가죽 질감의 형광색 스파이크를 신었다.

포루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나이키의 대담한 핑크와 옐로가 들어간 스파이크를 선택했다. 일부 모델은 특별히 발목을 보호하도록 디자인됐다.

스파이크가 화려해진 데는 기술 발전도 한몫했다. 나이키 글로벌 풋볼 디자인 디렉터인 데니스 데코비치는 “1990년대 후반까지 기술적인 한계가 있었다”면서 “스파이크 소재로 캥거루 가죽이 선호됐지만, 염색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대부분 스파이크는 검정 혹은 흰색이었고, 극소수에 약간의 빨강이 있는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이 흐름이 바뀐 것은 1998년 브라질의 호나우도가 나이키의 ‘머큐리얼’ 스파이크를 신으면서다. 데코비치는 “이것이 상품개발의 돌파구가 됐다”면서 “한계의 벽을 뚫고 싶다는 생각이 항상 존재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지금 선수들은 강한 개성을 갖고 있고 이를 표현하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 스파이크”라면서 “유니폼이 모두 같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묵중한 수비수들은 견고하고 전통적인 어두운 색깔을, 게임 메이커와 에이스 스트라이커는 대담한 색채를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잉글랜드 대표팀의 미드필더 잭 윌셔는 가장 좋아하는 색깔로 ‘빨강’을 꼽았다. 우루과이 루이스 수아레스도 “대담한 색상을 좋아한다”며 “활력이 끓어오르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모든 선수가 화려한 스파이크를 반기는 것은 아니다. 이번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한 스웨덴 ‘전설의 공격수’ 즐라탄 이브라이모비치는 “과도하게 밝은 색의 스파이크를 신으면 공격할 때 선신의 눈에 띄기 쉽다”며 “오프사이드 여부 가를 때 검은색이라면 조금이라도 유리한 판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che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