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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이라크 반군 공습 초읽기…‘D데이’ 만 남았다
이라크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 ‘이라크ㆍ시리아 이슬람국가’(ISIS)에 대한 공습 작전을 위해 아라비아해 북부에서 작전 중이던 미국 항공모함 조지 H. W. 부시호가 15일(현지시간) 걸프 해역으로 이동하면서 페르시아만 일대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주 중 펜타곤에서 다양한 공습 시나리오를 보고 받고 최종 결단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D데이는 언제(?) =NBC 방송에 따르면 미군 니미츠급 항공모함 ‘조지 HW 부시’, 이지스 순양함 ‘필리핀 시’, 이지스 구축함 ‘트럭스턴’ 등 총 3척은 이날 페르시아 만에 도착, 공습 작전 명령을 대기하고 있다.

앞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3일 이라크에 지상군 파병을 제외한 모든 지원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며, 바로 다음날인 14일 척 헤이글 국방장관은 이라크 내 군사작전에 대비해 북부 아라비아 해에서 작전 중이던 항공모함을 인근 페르시아 만으로 이동하도록 명령했다.

또 미국 국무부는 15일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 직원들에게 대피명령을 내리고, 이들을 보다 안전한 남부 바스라 또는 북부 쿠르드 자치지역 에르빌로 재배치한다고 밝혔다. 일부는 요르단 수도 암만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공습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백악관 소식통들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주 중 국방부로부터 다양한 공습 시나리오를 보고받고 최종 결단을 내릴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16일부터 20일까지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이란 핵협상에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이라크 사태를 놓고 어떤 결론을 내릴지가 막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미 공군본부 정보참모부장을 지냈던 데이비드 뎁툴라 전 중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공습을)시작할 적절한 정보만 주어지면 24시간 내에 공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습 역풍 우려도=오바마 대통령이 이번주 중 ‘제한적 공습’ 카드를 꺼낸다 할지라도 그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웨스트포인트 연설에서 일방적 무력사용을 자제하고 다자적 해결 노력을 강조한 2기 행정부의 대외정책 기조, 이른바 ‘오바마 독트린’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라크 정세 악화로 미국은 ‘책임있는 종전’을 선언한 지 3년 만에 군사 개입을 해야할 상황에 빠졌다. 게다가 이번 사태가 종파 갈등의 성격을 띠는 만큼 중동 지역에서 대립각을 세워왔던 국가들과도 손을 잡아야 할 처지다.

현재 미국으로선 시리아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의 협조가 필요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시아파 분파 알라위파인 아사드 정권이 내전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해왔다고 보고 강하게 비판해왔다. 시리아는 15일 이라크 정부와 공조, 국경 지역에서 ISIS 기지를 공습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미국이 10년 전 ‘악의 축’으로 규정했던 이란의 도움도 아쉬운 상황이다. 시아파 맹주 이란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지난 14일 “이라크 사태와 관련해 테러 집단을 응징하고자 미국이 행동에 나선다면 (협력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중동 전문가인 푸아드 아자미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을 통해 “이라크의 누리 알말리키 총리는 미국의 보호와 이란의 패권을 교환했다”면서 사실상 오바마 대통령의 방치 하에 이라크와 이란, 시리아의 관계가 가까워졌다고 질책했다.

이라크 철수 뒤 주둔군 지위협정(SOFA)을 맺지 않은 것도 잘못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2012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15일 NBC방송 ‘밋 더 프레스’에서 “(이번 사태는)2011년 대부분의 병력을 이라크에서 뺀 뒤 SOFA를 맺지 않으면서 충분히 예견됐다”면서 “이라크에 훈련이나 정보 자원을 제공할 1만명이나 2만명의 병력이라도 있었다면 이런 사태는 빚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화당의 마이클 맥콜(텍사스) 하원 국토안보위원장도 ABC 방송에서 “SOFA를 협상할 능력이 없었던 것이 오늘날의 상황에 처하게 만들었다”고 날을 세웠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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