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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날로그 입은 디지털, 친근한 디지털로 재탄생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손으로 날려 쓴 메모가 스마트폰에 들어온다.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이 폴라로이드 필름 위에 나타난다. 거실 TV는 로터리 식 체널 버튼이 달려있다.

21세기 디지털 시대, 아날로그 감성을 입은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숫자 0과 1로 모든 것을 지배하는 디지털 기기지만, 외관과 작동방법은 사람에게 조금 더 친숙하게 다가가겠다는 노력이 아날로그 디자인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스마트폰에 펜으로 메모를 남길 수 있는 기능은 이제 더 이상 새롭지 않다. 하지만 터치 패널에 쓴 글씨는 아직 종이 위에 연필로 쓰는 감촉까진 따라가지 못한다. 


지난 3월 출시된 쓰리엠의 ‘포스트잇 노트 에버노트 컬렉션’은 사라져가는 종이와 연필의 느낌을 잊지 못하는 소비자들의 감성을 파고들었다. 포스트잇에 남겨진 손글씨 메모를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으면, 앱이 색상 인식, 손글씨 추출, 이미지 보정 등의 작업을 진행해 디지털 복사본을 다시 스마트폰에 저장한다. 이렇게 저장된 메모는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볼 수있고, 검색하거나 내용을 추가해 저장할 수도 있다.

문구기업 모닝글로리가 출시한 ‘테이크아웃노트’도 아날로그 감성이 가득한 손글씨를 스마트기기에 넣은 제품이다. 노트에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린 후,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카메라를 맞추면 노트 영역이 자동으로 감지되어 그대로 스캔된다. 이들 디지털 앱들은 나름 비싼 가격의 유료임에도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고 있다.


디지털카메라에 폴라로이드의 멋을 더한 제품들도 장수 히트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후지필름의 인스탁스 쉐어는 스마트기기에 저장된 사진을 즉석필름 형태로 인화할 수 있는 스마트폰 전용 포토프린터다. 고유의 사진 인화방식을 채택해 사진의 색감과 보존성을 강화한 것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LG전자의 포토프린터 포켓포토가 출시 21개월만에 50만대 넘게 팔린 비결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메신저로 친구와 공유하는 것을 넘어, 직접 뽑아 나눔으로써 학창시절 ‘스티커 사진’을 찍던 추억을 되살리고 싶은 30대 여성의 마음을 잡은 결과다.

디지털은 기본이요, 초고화질(UHD)에 스마트까지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있는 TV도 마찬가지다. 50~100개가 넘는 버튼이 들어간 복잡한 리모컨을 과감하거 버리고 70~80년대 흑백TV에 있던 채널 로터리를 단 것만으로도 LG전자 ‘클래식 TV’는 효자 상품으로 떠올랐다. 아날로그 특유의 여유와 단순함을 그리워하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읽어, 첨단 디지털 기기에 덧입힌 결과다.


안병규 한국후지필름 마케팅 팀장은 “와이파이, LTE, NFC 네트워크 기능을 이용한 사물인터넷 시대가 다가올 수록 아날로그 특유의 감성이나 여유를 그리워하는 소비자들은 점점 늘어날 전망”이라며 “단순 외관뿐 아니라 아날로그적 가치를 바탕으로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인 디지털 제품은 이제 대세“라고 강조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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