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양규 기자]최근 윤순구 대표이사의 갑작스런 사임으로 대표이사직이 공석인 흥국화재가 김용권 전 대표이사를 재 영입한다. 김 전 대표이사는 윤 대표 직전 흥국화재를 이끌어온 인물로, 지난 2011년 태광그룹의 다른 계열사를 부당 지원한 사실이 적발, 금융당국으로부터 문책경고를 받아 연임에 실패한 바 있다.

11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흥국화재는 김용권 전 대표이사를 경영고문으로 재 영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현재 금융당국과 협의 중에 있으며, 큰 하자가 없을 경우 경영고문에 선임될 예정이다.

흥국화재 관계자는 “현재 김 전 대표를 경영고문으로 내정한 상태로, 이를 두고 금융당국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일단 이번주부터 회사로 출근하고 있는 상태며, 문제가 없을 경우 경영고문으로서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태광그룹 경영진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으나, 지난 2011년 그룹 타 계열사를 부당지원한 사실이 드러나 금융당국으로부터 대표이사 직무정지 등 문책 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받아 결국 연임에 실패했다. 그러나 윤순구 사장의 사임으로 회사를 떠난지 1년만에 다시 경영고문으로 컴백하게 될 전망이다.

이를 두고 업계일각에서는 대표이사 공석 사태를 김 전대표를 통해 대체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태광그룹 입장에서 볼 때 김 전 대표는 신뢰할 수 있는 대표적인 인물로 평가된다”며 “윤 사장의 사임으로 대표이사 자리가 공석인 만큼 김 고문에게 간접적으로 회사 경영을 맡기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적지않다”고 말했다.

또한 “경영고문은 대표이사와 달리 등기 및 집행임원이 아니기 때문에 선임하는데 있어서는 법적 하자가 없다”며 “다만 도덕성 시비 문제가 걸려 있는 만큼 금융당국과의 논의가 필요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 따르면 김 전 대표는 태광그룹의 주요 경영진 중 한 사람으로 언급될 만큼 그룹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메리츠화재 출신인 김 전대표의 경우 지난 2011년 메리츠화재 대표이사로 선임된 송진규 사장과 대표이사 자리를 두고경쟁을 벌일 만큼 라이벌 관계였으나, 결국 중도하차 한 후 지난 2009년 흥국화재 부사장으로 이동했다.

업계 관계자는 “태광그룹이 김 전 대표를 경영고문으로 영입하려는 것은 그 만큼 그를 신뢰를 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윤 사장사임 후 보험전문가를 외부에서 또 다시 영입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판단한 그룹에서 김 전 대표에게 간접적으로 경영권을 위임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적지않다”고 말했다.

또 “메리츠화재 원명수 부회장처럼 징계 기간이 해제되면 태광그룹 내 계열사 대표이사로 컴백할 가능성도 적지않다”고 덧붙였다. 메리츠화재 원명수 부회장은 지난 2008년 실손보험 중복가입 사태로 문책경고를 받은 후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후 4년만인 지난 2013년 3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으로 재선임되면서 경영일선에 복귀한 바 있다.

한편 보험업법에 따르면 금융당국으로부터 임기 중 문책경고 이상 중징계를 받을 경우 향후 3년간 동일업종 재취업이 제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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