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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흉물 ‘사랑의 자물쇠’…원죄는 이탈리아?
서울 남산 뿐 아니라 파리, 런던, 뉴욕 등 세계적 관광지에 가면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있다. 연인들이 서로의 애정을 확인하기 위해 거는 ‘사랑의 자물쇠’가 그것이다.

최근엔 그 수가 지나치게 불어나면서 사랑의 자물쇠가 도시 미관을 해치는 ‘흉물’이 되고 있다는 비판도 거세다.

지구촌 연인들이 변치 않는 사랑을 확인하는 데이트 ‘관례’가 돼 버린 사랑의 자물쇠 유래는 어디일까.

프랑스 파리 퐁데자르 다리에 걸린 ‘사랑의 자물쇠’. [자료=위키피디아]

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사랑의 자물쇠는 이탈리아에서 처음 시작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이탈리아의 유명 작가 및 영화감독 페데리코 모치아가 1992년과 2006년에 출간한 베스트셀러 소설 ‘하늘 위 3미터’(Tre Metri Sopra il Cielo)와 ‘너를 원해’(Ho Voglia di Te)에 함께 다리를 건너던 연인이 사랑을 고백하며 자물쇠를 채우는 장면이 등장한 뒤, 이를 따라하는 이들이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사랑의 자물쇠는 즉각 유럽 전역으로 퍼졌다.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과 퐁데자르 다리,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코프 다리를 비롯해 스페인, 독일, 우크라이나, 헝가리까지 시내 곳곳에 사랑의 자물쇠가 걸렸다.

이어 한국은 물론, 중국, 일본, 괌에서도 사랑의 자물쇠 열풍이 옮겨붙었다.

이처럼 사랑의 자물쇠가 범람하면서, ‘과도하다’는 불만도 들끓고 있다.

특히 수천개의 사랑의 자물쇠가 달린 퐁데자르 다리는 하중을 이기지 못하고 지난 8일 밤 난간 일부가 무너져내리면서 이 같은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퐁데자르 다리는 사고 직후 폐쇄됐으며 10일 다시 개방된다.

이미 파리에선 관광객들에게 자제를 요청하는 ‘사랑의 자물쇠 반대’ 캠페인이 지난 3월 시작돼 7400명 넘는 서명을 받으며 호응을 얻고 있다. 또 지난 4월 취임한 안 이달고 시장은 최근 시 문화장관으로 브루노 쥘리아르를 임명하면서 특단의 대책을 주문했다.

쥘리아르는 퐁데자르 사고가 발생한 뒤 AFP 통신에 “이번 사고로 대체재를 찾아야 한다는 확신을 굳혔다”면서 사랑의 자물쇠 해결 방안 모색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탈리아 로마는 지난 2007년 밀비오 다리 등에서 철거하는 사랑의 자물쇠가 연간 375㎏에 육박한다면서 자물쇠를 거는 사람에게 50유로의 벌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도입한 바 있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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