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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승기 - 서상범> 남성적인 굉음 바로 몸에 전달…1.8톤 묵직한 차체 급가속 발목
5미터에 육박하는 장신의 샛노란 몸체가 도로에 등장하자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보닛 위 검은색 두 줄까지, 영화 트랜스포머에 등장하는 ‘범블비’의 모습 그대로다. 

아메리칸 머슬카(muscle car, 고성능자동차)보다 범블비라는 애칭이 더 익숙한 한국지엠의 2014년형 카마로 RS는 운전자에게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을 안겨준다.

영화 속처럼 디자인은 그야말로 인상적이다. 날렵한 V형 라디에이터 그릴은 멀리서도 존재감을 드러낸다. 레이저를 뿜는 듯 한 LED 주간주행등은 곧바로 변신해 악의 로봇세력과 싸울 것만 같다. 다소 과도하게 부풀어 오른 듯한 측면부와 20인치 알로이 휠은 4835㎜의 차체 길이와 함께 머슬카의 매력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인테리어도 마치 범블비가 말을 걸 것만 같다. 센터페시아에는 두 개의 사각 틀에 각각 속도계와 엔진 회전계가 들어갔다. 가운데 위치한 트립컴퓨터로는 차량의 상태와 블루투스 등 편의기능을 제공한다. 전자기기의 모든 조명은 시원한 느낌이 드는 파란색으로 꾸며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시승은 서울 도심과 양평 일대의 400km 구간에서 진행됐다.


시동을 켜자 우렁찬 엔진 사운드가 반겼다. 악셀을 밟자 이내 몸이 뒤로 젖혀질 정도로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6기통 3.6ℓ 가솔린 직분사 엔진은 최고출력 323마력, 최대토크 38.5kgㆍm의 성능을 가졌다. 

넘치는 힘으로 인해 초기 가속은 만족할 수준이었다. 눈 깜짝할 시간에 제한속도에 육박해 속도 조절이 필요했다. 다만 1.8톤에 달하는 묵직한 차체는 아쉬운 부분이다. 곡선구간이 많은 양평의 국도에서도 쏠림 없이 안정적인 코너링을 보였지만, 순발력을발휘하며 빠르게 치고 나가는 맛은 떨어졌다. 

속도계는 꾸준히 올라갔지만 스포츠 버전이라는 RS(Rally Sports)라는 이름이 다소 어색할 정도로 고속에서 힘이 부족했다. 1.6톤인 제너시스 쿠페 3.8 GDI도 최대출력 350마력, 최대토크 40.8kgㆍm이다.

차체가 무거운데 스티어링 휠 역시 무겁다. “파워핸들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무게감은 안정감을 주지만 여성운전자들에게는 상당한 고역일 수도 있다.

급가속과 급정거를 반복한 시승 동안 연비는 ℓ당 5.0㎞를 기록했다. 공인연비(8.4㎞/ℓ)에 비해 낮았지만 휘발유를 넣는 스포츠카라는 점을 생각하면 감내할만한 수준이다. 뒷좌석 공간도 비좁아 성인 2명이 타기에는 불편하다.가격은 4710만원. 성능이나 기능 보다는 영화 속 주인공과 같은 느낌을 원하는 소비자에게 충분히 만족감을 줄 모델이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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