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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성차 우린 ‘패밀리’
현대차 6각형 단일 헥사고날 · 르노삼성 태풍의 눈 로고 · BMW 40년 수평형그릴 유지

고유디자인 가치 고객과 공유…기술 · 공정 단순화 원가절감
브랜드 이미지 강화 두토끼 잡기



한 브랜드에서 생산한 자동차들의 ‘얼굴’이 갈수록 닮아가고 있다. 적잖은 브랜드들이 전면에 위치한 라이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 모양만 보더라도 어느 제조사 차량인지 쉽게 알 수 있다. 

‘패밀리룩(family look)’으로 각 제조사가 추구하는 고유한 디자인 가치를 고객들과 공유하고, 이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선택이다. 소비자 이목을 모을 수 있는 패밀리룩을 개발하기 위한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의 경쟁도 뜨겁다.

▶현대차 ‘플루이딕 스컬프쳐 2.0’ㆍ르노삼성 ‘유러피안 룩’…국산차도 ‘족보’ 찾기=현대차는 지난해 11월 ‘신형 제네시스’를 시작으로 지난 3월 출시한 ‘신형 LF쏘나타’, 지난 5월 부산모터쇼에서 공개한 신형 고급 세단 ‘AG’ 등에 ‘플루이딕 스컬프쳐(Fluidic Sculpture) 2.0’이라는 새 브랜드 디자인 철학을 적용했다. 

이로써 현대차는 소형,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헥사고날(6각형)’, 중대형 세단 및 중국전략형 모델에 ‘윙타입’ 등 2가지이던 그릴을 가로 바(bar)가 없는 단일 헥사고날 스타일로 통합했다.

현대차‘ 헥사고날 그릴’ 적용한 제네시스(왼쪽)와 쏘나타

르노삼성은 지난해 12월 ‘QM3’부터 지난 1월 ‘QM5 네오(Neo)’, 지난 4월 ‘SM3 네오’ 등의 전면 디자인을 새롭게 바꿨다. 정 중앙에 위치한 ‘태풍의 눈’ 로고와 양쪽 헤드램프를 잇는 날렵한 전면 그릴이 두드러지는 ‘유러피언룩’이다. 디자인을 바꾼 결과도 좋다. 현대차 쏘나타는 지난 4월 1만5392대, 5월 1만3687대로 출시 이후 2개월 연속 월 판매 1만대를 넘어섰다. 제네시스도 지난 1~5월 누적판매량이 1만6775대로 전년 동기(5614대) 대비 198.8% 증가했다. 르노삼성의 SM3 네오와 QM5 네오도 각각 2368대, 732대로 전년동월 대비 63.3%, 50.3% 판매량이 늘었다. QM3도 5월 한 달간 2161대가 판매되는 등 호조다.

▶수평형 그릴 VW 골프, 키드니 그릴 BMW…전통의 수입차 패밀리룩=폴크스바겐 골프는 출시된 지 40년이 지났지만 초대 모델의 수평형 그릴 전통을 유지하면서 LED 헤드램프와 같은 최신의 기술을 곁들이고 있다. 국내 수입차 판매 1위 BMW는 전면부 디자인 덕분에 엠블럼을 달지 않아도 BMW임을 알 수 있다. 일명 ‘키드니(kidney, 신장) 그릴’이란 별명으로 더 잘 알려진, 둥그런 모서리의 두 개 네모로 나뉜 라디에이터 그릴은 1933년부터 이미 BMW 자동차의 아이콘이다. 1935년 이후 생산된 모든 BMW 시리즈에 키드니 그릴이 적용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세꼭지별’의 위치에 따라 차량의 특징을 드러낸다. 엠블럼이 보닛 상단에 있으면 중후함과 우아함을 강조하는 세단 차종을, 그릴 안에 삽입돼 있으면 역동성을 강조하는 모델임을 뜻한다. 미국ㆍ일본차의 ‘얼굴’도 점차 닮아가는 추세다. 미국 포드의 링컨은 고급 세단 MKZ, SUV 모델 MKC, 콤팩트 SUV 콘셉트카 MKX에 링컨만의 고유 디자인 요소인 ‘펼쳐진 날개’ 형상 그릴을 적용했다. 

일본 렉서스는 독자적인 역사다리 꼴의 상부 그릴과 ‘여덟 팔(八)’자로 펼쳐진 하부 그릴을 결합해 일체화한 형태의 ‘스핀들 그릴’을 구축했다.

렉서스‘ 스핀들그릴’ 모양

▶원가절감 vs 창의성 침해…패밀리룩의 명암=패밀리룩은 대량생산 시 비용을 절감하는 장점이 있다. 유사한 디자인으로 차량들을 대량생산하면 기술 및 공정이 그만큼 단순화되고, 이를 통해 설비 투자 비용 역시 절감될 수 있다. 또 디자인만으로 제조사를 드러냄으로써 차량 뿐 아니라 브랜드 자체의 가치를 동반상승시키는 효과도 기대할 만하다.하지만 패밀리룩에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패밀리룩의 과도한 설정이나 원가 절감을 위한 디자인 강제 등은 디자이너들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창의력을 위축시킨다는 우려도 있다. 

대량생산 및 판매에 적합화된 패밀리룩 개발 이후 시장에서 외면 받을 경우 기존에 투자된 비용을 회수하기 어렵다는 구조적 한계도 존재한다. 레간자, 라노스, 누비라 등에 적용한 대우차의 ‘3분할 그릴’이 대표적인 예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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