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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일랜드 미혼모 집 정화조서 아기유골 800구 발견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아일랜드의 한 미혼모 집 인근 정화조에서 아기 유골 800구가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AFP통신은 4일(현지시간) “아일랜드 골웨이 주의 투암에 위치한 미혼모 시설인 ‘세인트 메리의 집’<사진> 인근 오수 정화조에서 아이들 유골 796구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아이들은 영아에서 8세에 달한 것으로 추정됐다.

정화조 유골이 처음 발견된 것은 1975년 지역 주민에 의해서였다. 하지만 당시에는 1840년대 아일랜드 대기근으로 사망한 사람들의 유골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역사학자 캐서린 카를레스가 이 유골이 아일랜드 미혼모의 집에서 낳은 아이들의 유골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아이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영양실조나 말라리아ㆍ결핵같은 전염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세인트 메리 미혼모의 집’은 1925년부터 1961년까지 약 35년간 아일랜드 가톨릭 교회 수녀들에 의해 운영됐다.

보수적인 기독교 문화가 지배했던 당시 ‘타락한 여성(fallen woman)’으로 낙인 찍힌 수천명의 미혼모들은 아기를 낳기 위해 이곳으로 보내졌다. 출산 후에는 강제적으로 아이들을 입양 보내야 했다.

당시 가톨릭 교리에서는 미혼모가 낳은 아기에게는 세례를 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축성(祝聖)된 대지에 묻힐 자격도 없었다.

이 때문에 미혼모의 집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묘비도 없이 정화조에 쌓여간 것으로 추정된다.

현지에서는 뒤늦게 아기들의 이름과 나이가 새겨진 추모비 건립을 위한 모금 위원회가 조직됐다.

더블린의 디아뮈드 마틴 대주교는 “아일랜드 미혼모와 아기들에 대한 공식조사가 없다면 사회ㆍ역사적 프로젝트가 필요하다”면서 “무덤 발굴작업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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