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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모의 출구조사 외부 유출…“우리도 피해자”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6ㆍ4 전국동시지방선거의 가상 출구조사 자료가 유출돼 곤혹을 치르고 있는 KBS가 4일 오전 10시 이번 사안과 관련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도 피해자”라고 밝혔다.

KBS는 이날 오전 여의도 KBS 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모의 출구조사가 유출된 것에 대해 “외부인의 악의적 소행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이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 조치했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지난 3일 KBS에선 내부적으로 실시한 가상 출구조사 자료가 외부로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KBS의 지방선거 홈페이지와 연동된 포털사이트에는 17개 광역단체장에 대한 지상파 3사의 가상 출구조사 결과와 함께 당선자 사진이 게재됐다. 서울과 인천은 새정치연합 박원순 후보와 송영길 후보, 부산과 대구는 새누리당 서병수·권영진 후보, 광주는 무소속 강운태 후보가 득표율과 함께 당선자로 등장했다.

선거 하루 전날 별안간 불거진 가상 출구조사 유출 사고에 새정치민주연합 측은 “명백한 관권선거이자 불법공작”이라며 KBS 측의 사과를 요구한데 이어 해당 사안을 두고 이날 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KBS에 항의 방문해 사장, 부사장을 만나기도 했다. 4일 오전에 새정치연합은 “ 선거 막판에 터져 나온 KBS의 범죄행위는 6ㆍ4 지방선거의 결과를 승복하게 만들지 못하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천인공노할 범죄행위”라며 “즉각적인 수사를 의뢰하고 형사소송법상 증거보전 신청을 하겠다”며 KBS를 고발했다.

김진권 미디어 뉴미디어 본부장은 이에 “3일 오후 3시부터 약 1시간 40분 동안 최종 모의 출구조사를 테스트하는 업무가 있었다. ‘밀워드 브라운 그룹’이라는 외부 업체로부터 받은 가상의 출구조사 자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점검해보는 과정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그러면서 “1시간 40분은 짧은 시간인데 그 시간에 맞춰 자료를 가져간다는 것은 수동적인 작업으로는 쉽지 않아 어느 정도 자동화된 방식을 쓴 것으로 본다. 일반인이 우연히 이를 찾았다고 하더라도 삽시간에 전달력이 높은 사이트에 유포됐다는 점을 봤을 때 외부인의 의도적인 소행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본부장은 “유출 경위는 사실 불투명하다. 여러 가지 기본적인 해킹보안 시스템이 있어도 고도의 지능적인 침입이기 때문에 단언해서 해킹이다 아니다를 단언하는 것이 쉽지가 않고 또는 이 자료가 여러 인적 경로를 통해 전달되는 경우도 있다”며 해당 자료가 순식간에 유포된 것을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모의 시스템은 웹서버라는 곳에 올려놓는데, 웹서버는 누구나 검색엔진으로 찾을 수 있는 공간이다. 불가피하게 웹서버에 올라가 있는 상황 동안에 이 자료가 논란을 만들 수 있는 위험성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 자료가 유포되면 큰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유포하는 누군가는 분명히 사전에 알고 있을 수 있다고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며 “KBS 기술력으로도 막을 수 없는 해킹의 수준이 있다라는 것도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것이고, 역시 사람들이 관여된 것이기 때문에 사람의 결함에 대한 가능성 등에 대해 인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본부장은 “우리는 유출 원인을 밝히기 위해 모의자료에 대한 전달 경로와 네트워크 해킹에 대한 가능성 그리고 웹사이트 프로그램 결함 같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관계기관과 면밀하게 조사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기자회견 자리에 동석한 서강원 미래미디어센터장은 유출된 출구조사 자료는 “‘밀워드 브라운 그룹’에 MBCㆍSBS와 함께 의뢰한 지상파 3사의 동일한 데이터로 테스트를 한 것”이라며 “단순 테스트용 자료로 오후 6시에 발표될 실제 출구조사와는 전혀 무관한 가상 데이터 수치”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혔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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