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길환영 사장, ‘심야토론’ 아이템-출연자 선정 개입…교묘한 여론조작” 폭로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김시곤 전 보도국장에 이어 KBS ‘추적60분’ 등의 시사프로그램을 맡았던 장영주 CP가 길환영 사장이 시사교양 프로그램 제작에 개입해왔다고 폭로했다.

사내 공정방송추진위원회(아래 공방위)에서 사측 간사로 회사를 대표했던 장영주 책임프로듀서(CP)가 3일 오후 10시께 사내게시판에 ‘심야토론’ 제작과정과 ‘진품명품’ 진행자 교체, ‘추적60분’의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행정소송 등 구체적인 개입 정황을 밝혔다.


글을 시작하며 장 CP는 “모두 제가 겪은 일”이라며 “제 주장에 대한 어떤 책임도 피하지 않겠다, 입증자료를 요구하면 제시하겠다”고 했다.

먼저 장 CP는 자신이 책임프로듀서를 맡았던 ‘심야토론’ 제작과 관련, “아이템, 출연자 선정 등 프로듀서가 마음대로 정하지 못했고 출연자 선정에도 통제가 들어왔다”면서 “개입의 결과로 야당이 이익을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심야토론의 시청률은 바닥을 헤매고 토론은 교묘히 형평성을 잃도록 유도됐다”며 “여론조작이 아닌가라는 생각마저 들었고, 심지어 야당이 왜 이런 토론에 응하지 궁금할 때 많았다. 이렇게 유지될 바에야 더 이상 죄를 짓지 않도록 심야토론이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까지 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가을개편 당시 진행자 교체로 논란이 일었던 ‘TV쇼 진품명품’에 대한 정황 설명도 나왔다. KBS는 당시 개편에서 ‘진품명품’을 오랜 시간 진행하던 윤인구 아나운서를 갑자기 김동우 아나운서로 교체했고, 이에 조직원들은 ‘낙하산 인사’라고 반발했으나 윤 아나운서는 결국 견책 처분까지 받았다. 장 CP는 이에 대해 “(관계자가) ‘길 사장께서 이 건으로 청와대에 끈을 대는 일에 성공했다’고 제게 알리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추적60분’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행정소송에 대해서도 장 CP는 이어 “법원에서 무죄판결이 났고, 담당변호사도 승산 있다고 했는데 사장의 반대로 무산됐다”며 “행정소송을 안 하면 KBS가 잘못 보도한 게 되는건데, 그런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얻는 게 무엇인지 모르겠다”라 밝혔다.

장 CP는 “보도뿐 아니라 제작부문에서도 길환영 사장의 개입 사례가 늘 있어왔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기 위해 이 글을 썼다”며 “공영방송 최고 수장이 공영방송 전체를 특정세력에 헌납하려 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길환영 사장의) 호의를 배신으로 갚을 수밖에 없어 죄송하다”며 이제 정말 어쩔 수 없다, 명예로운 퇴진을 결심해 달라“고 사퇴를 촉구했다.

하지만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에 따르면 사내게시판에 길환영 사장의 부적절한 개입 사례를 폭로한 글이 올라온지 1시간도 되지 않아 사측 법무팀에선 해당 글을 삭제했다.

그런가하면 같은 날 김시곤 전 국장은 길 사장의 보도개입 정황을 입증을 분명한 증거를 가지고 있다며 길 사장의 ”의견 제시를 했을 뿐 지시를 한 적은 없다고 해명은 거짓“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KBS 기자협회를 통해 오는 5일 KBS 이사회 출석뿐만 아니라 ‘세월호 국정조사’에서 길 사장과의 대질 심문에 응할 용의를 밝혔다. KBS 기자협회는 이날 길환영 사장과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을 방송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sh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