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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x파일]흥국보험사 CEO 잇따른 사태...태광그룹 신ㆍ구경영진간 갈등설 증폭
[헤럴드경제=김양규 기자]흥국금융그룹이 풍전등화다. 모 기업인 태광그룹의 이호진 회장이 비자금 사태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뒤 바통을 이어받은 심재혁 태광그룹 부회장 체제가 최근 진헌진 고문의 경영복귀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진 고문이 사실상 이호진 회장의 분신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3일 금융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초 흥국생명을 비롯 티브로이드, 동림관광개발 등 태광그룹 주력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역임했던 진헌진 씨가 태광그룹의 경영고문으로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진 고문은 이 회장의 대원고, 서울대 동기동창으로, 이 회장이 삼고초려해 영입, 그룹의 경영을 대신 맡아줄 것을 제안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흥국금융계열사 잇따른 사퇴...태광그룹 신ㆍ구경영진 교체작업 신호탄(?)=진 고문이 경영일선에 복귀한 이후 태광그룹내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경영일선에 복귀한 지 한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태광그룹의 주력사업의 한 축인 흥국금융그룹의 대표이사들의 잇따른 사퇴가 이어지면서 온갖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변종윤 전 흥국생명 사장과 윤순구 대표이사는 그룹의 일방적인 해고 통보에 사의를 표명했다.
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변 대표의 경우 본인의 후임이 정해졌다는 소문을 듣고 그룹에 확인한 것으로 안다”며 “확인 결과 후임사장에 김주윤 사장이 내정됐다는 걸 최종 확인한 후 사퇴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변 전 대표는 지난해 연임돼 임기가 남아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진 고문이 경영일선에 복귀한 후 그룹의 인적쇄신 작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변 전 대표는 구 경영진으로 분류돼 강제 퇴진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변 전 대표는 지난 2006년 흥국생명 상무 시절 바자금 사태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오용일 태광그룹 부회장(당시 흥국생명 감사)이 인수단장으로 쌍용화재(현 흥국화재) 인수작업을 진두지휘할 때 인수부단장을 맡아 보좌했다. 이후 오 부회장의 신임을 받은 변 전 대표는 2008년 6월 흥국화재 대표이사로도 취임한 후 2010년 6월 흥국생명 대표로 영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변 전 대표가 흥국생명의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된 당시 흥국생명의 대표이사는 최근 신임 사장으로 복귀한 김주현 대표였다. 당시 김 대표도 갑작스런 퇴진 통보를 받고 자취를 감춰 온갖 추측이 난무한 바 있다. 실제로 2010년도 흥국생명 및 흥국화재 통합 연도대상 시상식에서 변 전대표는 흥국화재 사장이면서 흥국생명 대표이사 내정자로 자리에 참석했다.
결국 오 부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된 변 전 대표는 구 경영진 세력으로 분류되면서 신진 세력인 진 고문의 경영복귀로 물러나게 됐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반면 진 고문의 경영복귀 후 신임 대표이사로 취임한 김주윤 사장은 당시 대표이사직에서 임기 1년도 채우지 못한채 강제 퇴진 당한 설움을 딛고 흥국생명의 사령탑으로 화려하게 복귀, 그야말로 인생역전에 성공한 상태다. 실제로 흥국생명 사장으로 복귀한 김 대표는 진 고문의 서울대 경영학과 선배이자, 한양투자금융의 입사 선후배지간이기도하다.



태광그룹 신구 경영진간 갈등설 증폭= 흥국생명의 변 전 대표에 이어 그룹의 보험계열사인 흥국화재의 윤순구 대표이사 역시 그룹의 일방적인 퇴진 통보를 받고 물러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현재 윤 대표가 충격이 심해 지인들과 통화도 거절하고 있다”며 “퇴진 통보를 받고 그 다음날 오전 사표 던진 채 회사를 나간 후 출근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한 “변 전 대표의 경우 그룹 경영진단 결과가 좋지 않았다든지, 경영진 일신 차원에서 퇴진했다는 등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가 있으나, 윤 사장은 대표이사로 취임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다”며 “신구 경영진 교체작업의 일환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태광그룹은 두 대표이사 모두 일신상의 사유로 물러났다는 입장이다.
태광그룹 한 관계자는 “진 고문을 이 회장이 삼고초려해 영입한 것은 맞으나, 진 고문의 경영복귀와 계열사 사장들의 사퇴와 연관짓는 건 무리한 해석”이라며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 동안 흥국화재 및 흥국생명의 대표이사에 대한 잦은 교체로 미뤄볼 때 태광그룹 내 신구경영진간 갈등이 계열사 사장단 교체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호진 그룹 회장의 처 외삼촌인 심재혁 부회장 중심의 경영 체제에서 친구인 진헌진 고문측으로 중심축이 이동하면서 기존 구 경영진에 대한 쇄신작업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태광그룹내 신구 경영진간 교체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심 부회장이 면접을 본후 선임한 윤 대표도 중도 하차한 걸 보면 태광그룹 경영진내 변화가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고위관계자도 “흥국생명이나 화재로 영입 제안을 받아도 워낙 중도 사퇴하는 경우가 많아 거절한 경우도 많다”며 “태광그룹이 보험계열사들의 CEO를 자주 교체하다보니 이들 보험사들이 CEO들의 무덤으로까지 불릴 정도”라고 말했다.
실제로 역대 다수의 흥국화재와 흥국생명의 대표이사들이 불과 임기 1년을 다 채우지 못한 채 사퇴한 것으로 확인됐다.
kyk7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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