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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낡은 도시 그리던 정재호,사물과 인물에 주목하다..‘먼지의 날들’전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 지나간 삶의 기억들을 더듬으며 차분한 톤으로 시대와 공동체를 기록해온 정재호(43,세종대 교수)가 개인전을 개막했다.
정재호는 5월 30일부터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 본관에서 ‘먼지의 날들(days of dust)‘이라는 타이틀로 초대전을 연다.

도시의 낡고 오래된 건물, 철거를 앞둔 아파트 등을 담담하면서도 서늘하게 그려 주목받아온 작가는 이번에 그 공간 속에 거주했던 인간의 기억과 역사에 주목했다.

낡은 타자기, 전화기, 구식 텔레비전, 기념비적인 옛 건물과 시안 등을 통해 이제는 역사 저편으로 사라져간 사람들의 숨결을 특유의 잿빛 톤으로 아릿하게 표현하고 있다. 또 이리역 열차 폭파사건, 대연각호텔 화재사건, 4.19혁명 등 한국인에게 또렷이 각인된 사건들의 이면을 어루만진 작품들도 내걸렸다. 출품작은 총 30여 점.

발화 Writing, 2013, 한지에 아크릴, 150 x 210cm [사진제공=갤러리현대]
발명왕 Inventor, 2012, 한지에 아크릴, 81 x 123cm [사진제공=갤러리현대]

청춘 Youth, 2012, 한지에 아크릴, 78 x 121cm [사진제공=갤러리현대]

전시 타이틀 ‘먼지의 날들’처럼 이번 작품들은 켜켜이 쌓인 먼지 속, 지나간 삶의 한 순간들을 조용히 반추하게 한다. 마치 옛 기록사진을 보는 듯한 섬세한 회화들은 1960~80년대 격변기, 그 뜨겁고 팍팍했던 시기를 찬찬히 돌아보게 만든다.

장발 단속에 걸린 나팔바지 차림의 청년들,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 속 가녀린 소녀, 잡풀이 길게 자란 아파트놀이터 등은 정재호에 의해 미묘한 떨림과 울림을 지닌채 감상자에게 옛 순간을 환기시키며 새롭게 다가오고 있다. 전시는 6월22일까지.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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