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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세기 미감으로 재해석한 몽유도원도.석철주의 ‘夢 그리고 몽’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 화가 석철주(추계예술대 교수)가 15세기 회화 ‘몽유도원도’를 21세기 미감으로 재해석했다. 이름하여 ‘신(新)몽유도원도’.

조선전반기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안견의 ‘몽유도원도’(1447년작)를 오랫동안 재해석해온 석철주는 이번에 그 신작들을 모아 경기도 남양주시 북한강로의 서호미술관에서 초대전을 연다. 전시 타이틀은 ‘석철주, 夢 그리고 몽’이다.

오는 6월 6일 개막하는 ‘석철주, 夢 그리고 몽’전에는 기존 ‘신몽유도원도’ 연작에 새로운 변화를 추구한 신작들이 나온다. 작가가 최근 제작한 신작들은 이전 화면에 등장하지 않았던 모눈(grid)이 더해졌다. 이는 디지털 시대의 한국화의 새로운 모습을 실험적으로 풀어낸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에따라 과거와 현재가 부드럽게 공존하는 신몽유도원도의 몽환적이면서도 오묘한 세계를 음미해볼 수 있다.

한국화 부문에서 전통에 입각한 마지막 세대로 꼽혀온 석철주는 우리 그림의 현대적 변용에 꾸준히 매달려온 작가다. 16세부터 청전 이상범의 문하에서 전통 화법으로 산수를 익힌 그는 남들보다 늦은 나이로 대학을 마치고, 1980년대초부터 수묵산수, 채색화작업 등을 두루 펼쳐왔다. 이후 종이와 먹이라는 한국화의 전통재료는 물론이고, 캔버스와 아크릴 회화로 작업영역을 폭넓게 확장시키며 갖가지 실험과 변용을 거듭해왔다. 


사진설명=석철주 신몽유도원도 14-23, 캔버스, 아크릴릭, 젤, 130x194cm, 2014 [사진제공=서호미술관]
사진=석철주 신몽유도원도 14-12, 캔버스, 아크릴릭, 젤, 130x388cm, 2014 [사진제공=서호미술관]
사진=석철주 신몽유도원도 14-2, 캔버스, 아크릴릭, 젤, 130x300cm, 2014 [사진제공=서호미술관]

석철주의 이번 신작은 많은 공력을 거친 끝에 비로소 탄생한 것이다. 대형 화폭에 분홍 또는 푸른색 바탕을 만들고, 그 위에 흰색 아크릴물감을 바른다. 그리곤 이를 물로 다시 닦아내면서, 에어건으로 전통적인 산수화 화면을 떠올리는 이미지를 섬세하게 구현한다. 이 과정은 마치 구도자의 길처럼 끈기를 요하는 과정이다. 작가는 오랜 기간 연마해온 전통화법의 정신을 계승하고, 그에 뿌리를 두되 재료와 기법에 있어선 동양과 서양을 넘나들며 가장 혁신적인 기법으로 현대의 미감을 형상화하고 있는 것.

그 결과 석철주의 화폭은 꿈결에 만난 듯한 몽환적이면서도 아련한 풍경이 세련되고도 절제된 방식으로 구현돼 21세기 현대적 미감을 우리 앞에 드러낸다.

미술평론가 하계훈 씨는 “석철주의 회화는 디지털 시대에서 자연을 읽어내는 전통회화의 정신을 보여준다“며 “신몽유도원도에서 작가는 전통 회화에서의 실경산수와 관념산수의 구분을 넘어서면서 젊은 시절 작가가 즐겨 올랐던 우리나라 산들의 모습을 모티브로 삼아 마치 안평대군이 꾸었던 꿈처럼 작가가 경험한 자연에 대한 기억과 느낌을 현대적으로 풀어내고 있다”고 평했다.
전시는 8월 9일까지. 031)592-1865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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