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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지주시대 ‘씁슬한 14年’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우리나라가 금융지주(金融持株)시대를 맞이한지 올해로 14년이 됐다.

최근 주전산시스템 변경을 둘러싼 KB금융의 분란 등 금융지주와 은행간의 고질적인 갈등 문제가 지주체계 자체에 대한 회의론을 자아내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지주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지주회사란 독자적으로 경영하는 사업없이 금융업을 영위하는 자회사 주식이나 지분을 소유해 경영 지배를 목적으로 하는 회사를 말한다.

금융지주회사법상 금융지주는 주식 또는 지분의 소유를 통해 1개 이상의 금융기관을 지배하는 것을 주된 사업으로 영위하는 회사이자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은 회사로 정의된다.

금융지주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로 찾아온 금융환경의 변화에 대처하고 국내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금융산업의 대형화ㆍ계열화를 통해 대외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금융회사들이 하나의 지주회사 밑에 계열화되면 경영상태와 자금흐름을 파악하고 감독하기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과도한 시장지배력, 은행의 사((私)금고화 가능성이 문제로 지적되면서 금융지주사 설립이 한 동안 불허되다 2000년에 이를 허가하는 금융지주회사법이 제정된다. 2001년엔 정부가 주도한 우리금융지주가 공식 출범하면서 우리나라도 금융지주 시대로 본격 접어들게 된다.

그런데 그동안 원활히 굴러가지 않은게 사실이다.

내로라하는 지주사 회장과 은행장의 대립이 반복돼 왔다. 지주사의 기반이 특정 계열사에 치우친 금융 환경은 왜곡된 권력 구조를 빚었다. 이런 구조에서 잉태된 지주 회장과 은행장의 다툼은 대부분 파국을 맞았다.

또 최근 금융권에서는 지주사의 매출 및 순익에서 차지하는 은행 비중이 70~90%에 달해 의존도가 심하고 은행 경영권에 간섭하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다는 이유로 ‘옥상옥(屋上屋)’ 격인 지주회사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물론 금융지주사 무용론은 시기상조이자 지나치게 단점만을 보는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임종룡 NH농협지주 회장은 최근 “지주회사를 없애자는 주장은 세계적인 흐름과 맞지 않다. 폐지론은 섣부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지주회사 체제가 정착하려면 지주사와 계열사간의 명확한 역할을 정립하고 지주사가 계열사 사장을 임명해 경영의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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