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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 신뢰가 생명 '기본으로 돌아가자" 3 - ②>글로벌 경쟁력 구축 · 신모델 개척…이제는 ‘금융한류’ 다
<3> 신뢰가 실력이다…② 금융이 미래다
장기 경기침체 · 부채 악화…금융위기 이후 성장 옆걸음

‘고령화 사회’ 신수요 창출…‘신흥국과 동반발전 모색 등 우물안 개구리’ 벗어나야


환경이 달라졌다. 바꿔 말하면 기회가 생긴 셈이다. 그러나 최근 발생한 각종 사고로 금융업 종사자들은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기는커녕 더욱 초라해진 위상 앞에 고개를 떨구고 있다.

‘고용없는 성장’, ‘생산성 없는 고용’이란 문구가 관통하는 한국 경제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헤매고 있다. 제조업이 성장 정체 국면에 접어든 이 때, ‘금융’이 대안이라고 역설하는 전문가가 늘어나고 있다. 더욱이 100세 시대를 맞아 금융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하지만 가야할 길은 멀다.


▶달라진 환경=한국 금융은 그동안 실물 경제의 빠른 성장을 뒷받침했다. 경제개발 자금의 안정적 공급과 신속한 기업부실 정리 지원 등이 그것이다. 또 수차례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위기 대응 능력을 제고한 결과 안정적인 금융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랬던 한국 금융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패러다임의 전환기’에 직면한다. 과거 같은 고성장은 이제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1980년대 중반 연평균 10% 이상 성장률을 기록하던 3저(저달러ㆍ저유가ㆍ저금리) 호황은 남의 얘기가 된지 오래다. 여기에다 빠르게 진행 중인 저출산ㆍ고령화는 경제활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투입하기만 하면 성장하던 시대도 지났다. 설비투자를 늘리고 노동력을 투입하면 급속한 상승곡선을 그리던 성장 그래프는 평행선을 긋고 있다. 금융시장 구조는 산업 발전에서 소비자 보호로 중심 축이 이동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각국 정부는 국제적 공조 아래 다양한 정책대응을 추진했다. 그러나 세계는 ▷장기 경기 침체 ▷부채구조 악화 ▷양적완화 출구 전략 등 커다란 불확실성 앞에서 갈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앞으로 창의ㆍ혁신을 기반으로 한 산업 간 융합의 활성화와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육성이 국가경쟁력을 좌우한다”고 단언했다. 


▶한국 금융의 한계=한 금융권 인사는 “동양인이 금융업을 잘 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한다. 영국과 미국, 유태인이 세계 금융시장을 쥐락펴락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존재감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한국 금융은 안주했다. 금융위원회는 “창조경제를 뒷받침할 역량이 부족하고 금융업 자체의 경쟁력도 낙후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비올 때 우산뺏기’로 대변되는 보신주의는 담보나 보증에 의존한 영업방식으로 이어졌다. 실물지원을 우선하는 바람에 한국 금융은 독자적인 발전역량을 키우지 못했다.

또 안에서만 싸웠다. ‘우물 안 개구리’였다. 단순자금중개 중심의 출혈경쟁을 지속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쌓지 못했다. 금리와 수수료 인하 경쟁에 몰두했다.

소비자는 눈 밖이었다. 반복되는 부실과 불완전판매 등으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는데도 금융회사는 갑(甲)이었다.

금융당국은 우리나라 금융권은 ‘3가지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자체 평가한다. 과거 영업방식에 안주한 나머지 수익성 창출에 한계, 반복되는 사고 등으로 국민들의 신뢰 회복에 한계, 이를 타개할 뚜렷한 발전전략의 한계다.

▶도전 그리고 재도약=그렇다고 발전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경쟁력을 지닌 실물경제와 동반발전 가능성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척하기에 충분하다.

특히 100세 시대를 맞아 금융의 역할을 더욱 중요해졌다. 우리는 2017~18년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14%를 넘은 고령사회로 진입할 전망이다.

정부는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로 경제의 성장판이 완전히 닫히기 전(前) 금융부문 대응 여하에 따라 새로운 발전기회의 모색이 가능하다”고 진단한다. 고령화는 주택연금, 고령자 대상 보험, 생애주기 자산관리업 등 금융부문에서 신수요 창출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업의 외연확대를 통한 ‘금융한류’도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선진국은 어려워도 신흥국에 진출할 기회는 많다”고 했다. 신흥국과 동반발전 기회가 존재한다는 의미다.

실제 문화와 경제발전 경로가 우리와 비슷한 아시아 신흥국과 금융 부문에서 협력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 특히 최근 신흥국의 금융불안은 우리의 부실채권 정리 경험 및 인프라 전수의 기회가 되는가 하면 부실화된 금융회사의 인수기회가 되고 있다.

아울러 외환위기 이후 국내 경제도 ‘부의 축적단계’로 접어들면서 풍부한 금융자산이 쌓이기 시작했다. 국내 실물경제가 과거와 같이 고성장을 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이제 보유한 자산의 효율적 운용이 매우 중요하다. 금융의 또다른 역할인 것이다.

그동안 국내 금융은 간접금융 위주로 성장했다. 때문에 자본시장, 벤처투자, 기업금융 등은 발전 여지가 존재한다. 금융은 우리에게 재도약의 길을 열어주고 있다. 

조동석 기자/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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