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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 터미널 화재도 결국 人災…방화셔터 미작동 등 경찰 집중 수사
[헤럴드경제=김기훈ㆍ이지웅 기자] 고양종합터미널 화재 역시 인재(人災)로 인한 사고임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지난 26일 오전 9시께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고양 시외버스종합터미널 지하 1층 푸드코트 인테리어 공사 현장에서 불이 나 7명이 숨지고 41명이 부상했다. 부상자 가운데 위독한 상태가 많아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화재는 9시 29분 출동한 소방관들에 의해 20여분 만에 완전히 진화됐다. 하지만 사상자가 다수 발생한 것은 기본적인 안전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고, 화재 발생 시 마땅히 작동해야 할 안전장치들이 제때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우선, 화재가 발생하면 자동 반응했어야 할 방화셔터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방화셔터는 화재 시 건물의 각종 통로를 통해 삽시간에 퍼지는 불길과 유독가스를 차단하는 역할을 하는 장치다. 그러나 소방 당국 관계자는 “화재가 발생한 지하 1층에 있던 방화셔터들이 단 한 대도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방화셔터가 작동하지 않으면서 사상자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화재 당시 지하 1층에 있는 에스컬레이터가 굴뚝 같은 통로 역할을 하며 건축 자재에서 뿜어져 나온 유독성 가스와 연기가 순식간에 위로 퍼졌다. 결국 직접적으로 불이 나지 않은 지상 2층 매표소와 화장실에서 5명이나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을 포함 7명 사망자 모두 화상이 아닌 질식으로 숨졌다.

이에 따라 고장난 방화셔터를 방치했거나, 7월초 식당가 개장을 앞두고 공사를 서두르며 일부러 꺼놓은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사고를 조사 중인 수사본부 관계자 역시 27일 “방화 셔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등 안전설비 정상 작동과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화재가 시작된 용접공사를 하면서 작업자들이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았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경찰은 배관 내 가스 잔류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고 용접 작업을 했는지, 가스 밸브를 잠그지 않았는지 등을 소방당국과 함께 조사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경찰과 소방당국은 합동 감식에 나섰다.

또 당시 현장에는 작업자 등 80여 명이나 있었는데도 초기 진화는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미뤄, 초기 진화에 적극 나섰더라면 많은 인명 피해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와 함께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대피 안내방송도 일부 층에서만 이뤄져 피해가 더 커졌다는 점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plat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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