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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컵 기간 사실상 휴가”…브라질 ‘축구사랑’ 에 韓기업 ‘통 큰 휴무’
-브라질 정부, 개막식 및 자국경기일 임시휴일 지정 추진
-현대차, 브라질 경기일 생산라인 가동 중단…LG전자는 반일 휴무
-“생산 공백 이미 계획에 반영돼 문제 없어…현지 문화 존중 중요”



[헤럴드경제=신상윤ㆍ박수진ㆍ신동윤 기자] ‘2014 브라질 월드컵’이 열리는 6~7월은 브라질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에게는 사실상 ‘휴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국가와 주 정부 차원에서 개막식을 시작으로 자국 경기가 열리는 날, 경기가 진행되는 도시를 공식 휴일로 지정하기로 사실상 결정하면서 현지에 생산공장 및 판매법인을 두고 있는 한국 기업도 방침을 따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휴일로 지정된 도시가 아니더라도 브라질 현지 근로자의 ‘축구 관람’을 위해 업무시간을 줄이거나 아예 휴무를 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24일 코트라(KOTRA)와 업계에 따르면 상파울루 시정부는 월드컵 개막식과, 브라질과 크로아티아의 개막전이 열리는 내달 13일을 공식 휴일로 지정할 방침이다. 이외에 17일 멕시코전이 열리는 포르탈레자, 24일 카메룬전이 열리는 브라질리아도 경기 당일을 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축구 강국인 브라질이 결승까지 승승장구할 경우 휴일은 전 국가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브라주카(Brazucaㆍ브라질 사람들)’의 남다른 축구사랑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현지 한국 기업들에 따르면 월드컵 기간 중 브라질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관공서, 은행 등 주요 기관도 정오까지만 근무한다. 경기가 시작되는 오후 4~5시(현지시간)부터는 식당도 음식 주문을 받지 않는다. 

한상호 현대엘리베이터 대표이사가 쿠퍼콘 마르코스 바스콘셀로스 노바에스 사장과 기념촬영을 하며 브라질 축구 국가대표 유니폼을 들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해 브라질 쿠퍼콘(COOPERCONㆍ브라질 12개 주의 건설사들이 모여 만든 건설조합)과 총 161대의 엘리베이터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사진=현대엘리베이터]

이처럼 월드컵을 앞두고 열기가 뜨겁다보니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근로자의 ‘축구 사랑’을 배려한 각종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브라질 상파울루 삐라시카바 시에서 생산공장을 운영 중인 현대자동차는 개막일은 물론 브라질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현지 생산라인의 가동을 모두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공장 관리를 위한 최소 인원은 남기지만 생산은 이뤄지지 않는다. 현대자동차는 브라질월드컵 공식 후원사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개막식 당일 휴무를 검토하고 있다. 브라질 조별리그가 열리는 13, 17, 24일의 경우는 오전에는 정상적으로 근무를 하고 오후에는 경기시간에 맞춰 사업장 내에서 단체관람을 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상파울루에 중남미총괄법인과 북부 마나우스 자유무역지대에 휴대전화와 TV등을 생산하는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역시 상파울루와 마나우스에서 판매법인과 생산공장을 운영 중인 LG전자는 개막식 당일은 쉬기로 했다. 브라질 경기가 있는 날에는 ‘반일 근무’ 체제를 가동한다. 지난 3월부터 브라질 레오폴두시에 승강기 생산공장을 가동 중인 현대엘리베이터도 100여명의 현지 근로자를 배려해 브라질 경기 당일은 오전 근무만 진행한다. 오후 작업은 최소 인원만으로 진행되며 이들을 위해 공장 내 TV를 설치하고 경기를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생산 차질이 우려되는 부분도 있지만 한국 기업들은 축구에 대한 브라질의 전 국가적인 애정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월드컵 기간에 생산 공백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을 이미 생산 계획에 반영해 놓은 상태라 큰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LG전자 등은 업무 축소에 따른 생산 공백을 이후 대체 근무를 통해 채울 예정이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브라질 국민들 중 일부는 축구를 보기 위해 한달 간 휴가를 내는 경우도 종종 있다더라. 다소 생소한 문화이긴 하지만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도현지 진출 기업으로서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코트라 상파울루 무역관 관계자도 “국가나 주정부 차원에서 경기가 열리는 도시를 휴일로 지정할 수 있는 만큼 기업들도 현지법을 준용해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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