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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이, 살아있네!
[헤럴드경제=박은혜 기자] 종이없는 교과서, 종이없는 어음, 종이없는 가격표…. 디지털 시대, 종이를 대신하는 스마트 기기와 태블릿 PC의 개발에도 불구하고 매체로서의 종이의 가치와 가능성은 여전히 건재하다. 오히려 종이의 사용은 이전보다 그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가구와 건축, 인테리어 분야에서도 종이를 대안적으로 활용하는 등 종이가 가지는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하기에 충분하다.

수원시미술전시관의 ‘화이트 스펙트럼’전에서는 종이를 통해 다양한 예술적 표현의 범위를 확장시킨 그들의 작품세계를 통해 폭넓은 스펙트럼을 탐닉해볼 수 있는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김도명, 김정은 박석, 신지영, 유미연, 이재복, 장형순, 조재영, 최필규, 한성민 등 10명의 작가들은 다채로운 예술의 소재이자 재료인 종이를 다루는 방법을 개성있게 이야기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90도 팝업’ 아티스트 박석은 90도로 세워진 종이나 책 위에 입체적으로 커팅한 것을 붙여 3차원의 시각 예술을 구현하는 동시에 사회적 시의성이 담긴 이야기들을 엮어냈다. 건축을 전공한 작가 장형순은 문화재와 건축물, 캐릭터 동물 등을 종이모형으로 전개도화 시켰다. ‘종이 모형작가의 대부’ 라 불리는 그의 상상력과 예술적 감각, 치밀한 계산을 느낄 수 있다.

헌책의 냄새에 매료돼 북아트를 시작했다는 신지영은 ‘읽는’ 책이라는 사물의 본질적 의미를 버리는 대신 ‘감상하는’ 책이자 예술작품으로 새로운 변형을 추구한다.

그림책을 만드는 작가 한성민은 누구나 할수 있는 오리기를 통해 아무나 할 수 없는 세밀한 표현들을 구현했다. 한장 가득 마치 연필로 드로잉을 하듯 가위나 칼을 이용해 이야기의 장면, 장면들을 드로잉했다. 평소 환경에도 관심이 많아 상상력과 결합된 환상적으로 컷팅된 다양한 동ㆍ식물을 만날 수 있다.


그밖에도 물에 녹인 한지를 재가공해 거대한 연잎으로 변화시킨 유미연, 수천장의 골판지나 신문지로 항아리나 화분의 형태를 음ㆍ양각으로 오려낸 김동명, 고서와 연(鳶)을 통해 한국의 전통적 미학과 함께 민족의 정체성을 표출한 이재복 등의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전시는 6월22일까지다.

gra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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