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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 금수원 진입 초읽기… 양측 긴박한 협의 진행 중
[헤럴드경제=김기훈ㆍ김성훈(인천)ㆍ김현일(안성) 기자]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이 최근까지 머물렀던 것으로 추정되는 경기도 안성시 기독교복음침례회(이하 침례회) 시설 금수원에 대한 공권력 투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유 전 회장과 그 자녀들의 소환에 연달아 실패하며 수사력 부재를 여실히 드러냈던 검찰이 반전의 기회를 맞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지방경찰청 기동대 10개 중대 1000여명은 이날 오전 8시까지 금수원 주변에 배치가 완료됐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며 “우발 사태에 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경찰은 금수원 앞에 교통경찰관과 사복경찰관 10여명 정도만 배치했지만, 이날 처음으로 기동대 경력을 투입한 것이어서 금수원 진입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찰이 기동대 경력을 배치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금수원 주변은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이날도 금수원 정문에는 구원파 신도 수백여명이 모여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라”, “무차별 확대 수사 종교탄압 웬말이냐”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항의 농성을 벌이고 있다. 신도들을 태운 차량이 계속해서 금수원 안으로 진입해 신도들의 수는 늘어나고 있다. 출입문 주변으로는 금수원 경계에 무릎높이의 윤형 철조망이 둘러쳐져 있고, 신도 수십명이 언덕 위에 서서 주위를 살피고 있다.

다만 검찰과 침례회 사이에 금수원 진입에 관련한 협의가 이뤄지고 있어 우려되던 양측의 물리적인 충돌은 피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침례회 사무국 홍보담당 조계웅 씨는 이날 오전 8시30분 “본 교회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오대양 집단자살사건과 무관하다는 점을 천명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우리의 뜻이 온전히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요구가 받아들여지면 금수원 수색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이 언론 브리핑을 통해 “오대양 사건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검찰에서 두차례에 걸쳐 철저하게 수사했고 집단 자살이 기독교복음 침례회 측과 무관하다는 것은 사법절차에서 이미 확인됐던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조 씨는 이보다 더욱 공식적인 형식을 갖춰 “교회의 명예를 회복시켜주기를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검찰 역시 침례회 측과 연락해 신도들의 귀가 등 수사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금수원의 부지가 넓고 은신할 공간이 많은 점 등을 감안하면 금수원 관계자들의 협조를 받는 것이 수색에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 전 회장이나 장남 대균 씨가 현재 금수원 내에 있다는 보장이 없어 금수원에 진입하더라도 신병을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그렇게 되면 검찰은 수사력 부재라는 비판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부담을 느끼는 대목이다.

전날 검찰은 “유 전 회장이 17일 전후에 금수원을 빠져나가 신도 집 등에 은신하고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유 전 회장이 여전히 금수원에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혀, 사실상 유 전 회장의 소재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인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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