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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소년 절반, 학교폭력 목격 후 방관…피해학생 도움요청도 어려워
[헤럴드경제=서지혜 기자] 학교 폭력을 목격한 청소년의 절반 가량은 이를 방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폭력을 당한 학생이 스스로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도 절반에 미치지 못해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푸른나무 청예단은 21일 이같은 내용의 연례 전국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생들이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학교폭력은 신체폭력이 29.5% 집단 따돌림이 24.4%로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청예단은 “‘사이버 폭력을 당했다’라고 답한 학생은 지난 해 4.5%에서 올해 14.2%로 세 배 이상 증가했지만 심각성을 인식하는 비율은 6.1%에 불과하다”며 “가상공간에서 일어나는 폭력이 증가했음에도 다른 유형에 비해 인식이 낮다”고 분석했다.

또한 여전히 상당수의 학생들이 학교폭력이 발생해도 방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학교폭력 현장을 목격한 적이 있는 학생은 전체의 22.9%지만 이 중 목격 후 모른척 한 학생은 52.6%에 달했따. 지난 해 37.5%보다 15.1%p 늘어난 수치다.

응답자 중 33.9%는 학교폭력을 목격했을 때 효과적인 도움요청방법으로 ‘117, 경찰에 신고한다’고 답했으며 ‘담임선생님께 알린다’고 답한 학생도 27.7%에 달했다. 하지만 13.8%의 학생은 ‘어떠한 방법도 안심되지 않는다’라고 답해 목격학생이 현장을 방관하지 않고 안심하며 신고할 수 있는 체계를 확립하는 게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 학생들의 신고의식 역시 저조했다. 피해학생 중 49.2%는 피해 이후 ‘아무런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에 답해 지난 해 33.8%보다 15.4%p 늘었다. 전체 10명 중 4명 이상의 학생이 학교폭력 피해 후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것. 청예단은 “학교폭력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가해 행동이 조기에 중단될 수 있도록 1차적 조력자인 학부모와 학교를 활용한 안전망, 신속지원과 처리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해학생들의 사후 수습 역시 부진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1년간 학교폭력 가해 후 일어난 일에 대한 질문에 38.5%의 학생은 ‘피해학생에게 사과했다’고 말했지만 26.6%는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학교폭력 이후 피해 학생의 심리적 고통이 증가하는만큼 이를 상담하는 기관도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학교 폭력 피해 후 고통의 정도는 2012년 49.3%로 높게 나타났으며 2013년에도 56.1%로 상승했다. 피해 학생 10명 중 4명은 피해 후 자살을 생각해본 경험이 있다. 피해학생 10명 중 7명은 모욕감, 분노, 억울함, 증오 등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예단은 “학생 중 65.6%가 학교폭력 전문 상담기관이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분쟁 발생시 조정역할이 필요하다는 답변도 84.2%였다”며 “학교 폭력 이후 주변 학생 및 가족, 교사의 관심을 통해 조기 징후를 발견해 즉시 도움체계를 동원해 초기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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