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그냥 그대로 있어라. 그런 척 말고(Only Be, Don’t Pretend, My Friend)’, ‘내가 더 잘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일 때 넌 날 더 좋아하더라(But you like me more when I seem to be better)’ ….
드로잉, 메모 혹은 낙서 등에서 발췌한 단편적인 메시지들이 큰 거울 위에 새겨졌다. 타이포그래피로 구성된 불규칙한 패턴은 하나의 큰 이미지로 다가온다. 서울 통의동 갤러리 시몬에서 열리는 젊은 작가 그룹전에 참여한 작가그룹 방&리의 작품이다.
방&리, Hanging on your every word, 2014, 강화유리, 거울, 펠트, 240×480㎝ [사진제공=갤러리 시몬] |
펠트 천 위에 새겨져 거울에 매달린 ‘말’들. 디지털 시대에 빛바랜 수많은 (영어로 된) 약속들을 힘겹게 읽어 내려가다 보면 어느새 거울에 비친 내 자신의 모습이 보인다.
두 작가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퇴색하는 우정의 가치를 아쉬워 한다. ‘알았다고. 인정할 게. 진정 좋은 친구는 모두 다 죽었음을(Ok, I admit it. The only good friend is a dead one)’.
전시는 7월 4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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