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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일 급등한 삼성전자, 외국인은 계속산다.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입원과 지배구조 개편 가속화 등이 맞물리며 삼성전자에 연일 외국인의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8일 삼성SDS 상장 발표로 지배그룹 재편 이슈가 기정사실화된 뒤 지난 20일까지 8.0% 급상승했다. 20일 현재 삼성전자의 외국인 비중은 50.80%로, 주가가 150만원을 찍었던 지난해 11월 1일(49.65%)보다 높다. 외국인 비중은 52주 최고치다.

삼성전자로 들어오는 외국인 자금은 크게 두 가지 갈래로 나뉜다. 신흥국 증시를 통째로 사는 패시브(passive) 자금과 지배구조 개편 이슈에 베팅하는 ‘이벤트 드리븐’(event driven) 성격의 자금이다. 어느 쪽이든 밸류에이션이나 펀더멘털 측면과는 거리가 있어, 당장 끊어질 물줄기는 아니란 분석이다.


사실 코스피나 삼성전자 모두 밸류에이션과 펀더멘털 측면에선 매력이 크지 않다. 원화 강세로 달러 환산 코스피는 이미 지난해 최고점 수준까지 왔다. 삼성전자의 2014년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한국만 놓고 보면 외국인 자금 유입은 해석이 되지 않는다”며 “최근 국내 증시로 유입되는 외국인 자금은 분기별 모멘텀 플레이를 하는 성격의 자금”이라고 말했다.

가장 규모가 큰 ‘iShare신흥국 상장지수펀드(ETF)‘에는 지난 7일부터 다시 들어오고 있다. 해당 ETF 내 한국 증시의 비중은 16.04%에 달한다. 중국(13.98%), 대만(11.73%), 브라질(11.37%) 등 보다 높다. 이렇게 국내로 흘러온 자금은 자연스레 한국 증시에서 비중이 절대적으로 큰 삼성전자에 배분되는 형태로 들어오는 셈이다.

이 팀장은 “1분기 미국과 중국 경기가 예상보다 좋지 않았던 반작용으로 2분기 경기 모멘텀이 좋아지는 것에 대해 자금이 유입되면서 적어도 6월까진 외국인의 신흥국 매수는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에 러브콜을 보내는 외국인은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지분경쟁이나 자사주 매입, 배당 확대 등 주주가치가 증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나리오에 기대를 거는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투자업계는 빠르면 2분기 안에 늦어도 올해 안에 주주가치 증대 조치가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든 대주주 이익 회수를 위해 배당을 늘리든 어떤 경우도 외국인에겐 나쁘지 않을 것”이라며 “지배구조가 정리돼야 이번 이슈는 일단락된다는 점에서 외국인 매수가 쉽게 멈추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배당성향은 7%로 글로벌 IT업체 평균(32%)보다 크게 낮다. 600억 달러에 달하는 현금을 쌓아둔 삼성전자가 외국인 주주의 배당 요구를 외면하기 힘들 것이란 지적이다.

이은택 SK증권 연구원은 “현금은 많이 쌓아두고 투자처를 찾지 못하면 기업들은 실물투자보다 배당ㆍ자사주 등 금융투자에 집중한다”며 “이러한 세계적 흐름속에서 외국인 비중이 50%가 넘는 삼성전자도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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